글로벌 완성차OEM 경영진들은 향후 5년간 자동차산업이 더 수익성 있는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으나 전기차(EV) 시장점유율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3일 KPMG가 발표한 ‘KPMG 글로벌 자동차산업동향 보고서(23rd Global Automotive Executive Survey, GAES)’에 따르면 자동차산업 경영진의 83%는 자동차산업이 향후 5년간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53%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경영진의 약 절반 이상(51%)이 리튬, 희토류 원소, 반도체, 철강, 석유 등 원자재 공급에 대해 ‘매우’ 또는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도체 제조공장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조달 문제는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꼽혔다. 배터리 무게에 영향을 끼치는 티타늄 등 경량 소재 부품의 공급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지난해보다 니어쇼어링(near-shoring), 리쇼어링(re-shoring)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늘었다. 원자재의 직접 소싱과 공급업체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요소로 언급됐다.

1년 만에 전기차에 대한 전망이 크게 변화한 점은 눈에 띈다. 경영진들은 2030년까지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70%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 하락 전망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자동차 기업이 내연기관에서 배터리로 전환함에 따라 제조, 유통, 충전 및 서비스 등 전체 과정에서 복잡하고 총체적인 변화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 결과 82%의 경영진은 향후 10년 내 정부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가 상용화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21%는 정부가 전기차에 직접적인 소비자 보조금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보조금이 시장을 왜곡하고 국제 무역을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을 이유로 꼽았다.

경영진의 80%는 향후 5년간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행성능을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p 늘어난 수치다.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지난해 19%에서 올해 32%로 크게 늘었다. 자동차의 판매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커지고,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들이 많아져 브랜드 이미지 중요성이 두드러졌다.

한편 응답자 78%는 2030년까지 대부분의 차량이 온라인으로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진은 자동차 판매의 34%가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일 것이며, 딜러를 통한 판매량도 비슷하게 예측했다. 

자동차 회사 임원들은 판매 이후 수익 창출(After-Sale) 전망에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62%는 소비자들이 전기 충전, 자동차 정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해 월간 구독료를 기꺼이 지불할 것으로 봤다.

시장 신규 진입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애플이 2021년 9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서는 등 2030년까지 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전기차의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이외 10명 중 9명은 스타트업이 자동차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5명 중 1명 이상은 경쟁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를 고려해 사업에 전략적이지 않은 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삼정KPMG 자동차산업 리더 위승훈 부대표는 “최근 몇 년 간 자동차 산업에서 공급망의 취약성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자동차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포함해 주요 공급업체와 협약 또는 합작투자를 하며 공급업체 지분을 인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경영진 9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내용을 담은 이 보고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CEO 등 기업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38%(351명)는 연간 매출 10억달러 이상 기업의 소속이다. 지역별 응답률로는 미국(28%)과 중국(17%)이 가장 많았고 유럽 29% 및 그 외 지역(한국/인도/일본/호주/캐나다 등)이 26%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