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 기반 서비스·콘텐츠 비즈니스 확대될 듯
- 높아진 컴퓨팅 파워 기반 ADAS·AD 기술 개발 가속화
- 완성차 기업들도 MaaS 서비스 발판 마련에 집중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자율주행차(스마트카)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재 완성차 기업은 물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합류 경쟁이 뜨겁다. 교통사고 감소, 주행 중 운전자의 여가시간이 늘고 이는 차내 콘텐츠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완성차, 핵심부품·반도체,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신규 비즈니스 창출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성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제공하는 신산업 패러다임이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를 넘어 사회 변혁을 예고하면서, 자동차는 '이동수단'에서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ICT기술·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기술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장착한 자율주행차는 현재 상용화된 상태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으로 레벨3 기술의 자율주행차는 기술 안정성 검증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2040년 전세계 자율주행차 판매량은 연간 3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LG전자]

2030년경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 보급률은 15~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벨3 자동차는 운전자 개입이 없이 조향과 가속·감속, 추월이 가능한 기술 수준이다. 관련규제가 적은 미주,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초기 시장이 형성된 뒤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산업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집중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규제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현재 추세로 보면, 자율차의 적당한 소비자 가격선이 마련되고 안정적인 기술만 확보된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반도체미세공정기술 고도화로 높아진 컴퓨팅 파워, 무선·저전력 기반의 통신 인프라 구축, 인공신경망의 일종인 딥 러닝 고도화로 성장 기반이 마련된 점을 들며 관련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세를 예측하고 있다.

◆보조자율주행 기술에서 완전자율주행 기술까지
운전 중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의 일부를 자동차가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면서 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인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도 급속한 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차종에 탑재되고 있는 추세다.

일정시간동안 가속 후 페달을 밟지 않아도 지정속도로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마트컨트롤 기능이나 센싱을 통해 앞차와의 출동가능성을 예측하고 이를 경고하는 충돌경고시스템 등 기능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운전자가 차선을 변경하거나 유지 시 운전자의 스타일을 반영하는 기술인 맞춤형 차선 유지·변경 시스템 설계 기술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반도체 기업들 또한 ADAS 시스템을 위한 센서, 차량용 통신을 지원하는 다양한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높은 신뢰도·안정성이 요구되는 전장부품 시장에서 완성차·티어1 기업들과의 기술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능형 차량 기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반도체 양대 기업은 엔비디아(Nvidia), 자일링스(Xilinx)다. 연산에 최적화된 그래픽프로세서유닛(GPU), 전력대비 높은 성능과 설계·확장 유연성을 갖춘 필드프로그래머블어레이(FPGA)를 앞세워 각각 기술협업에 나서며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멀티미디어·그래픽카드 시장과 통신인프라·산업·로봇시장에 집중했던 그간 행보와 달리 신시장으로 떠오른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핵심 운영기술로 자리잡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30W 전력으로 30TOPS의 딥 러닝 연산을 지원하는 2세대 자율주행용 시스템온칩(SoC) '자비에(Xavier)'를 공개했다.

볼타(Volta) 아키텍처 기반의 GPU를 탑재한 자비에 SoC, 딥 러닝/비전 알고리즘 가속화 알고리즘을 통합한 드라이브 PX의 확장버전인 페가수스(Pegasus) AI 플랫폼

자율주행을 위한 AI 컴퓨팅 플랫폼인 드라이브 PX의 확장버전인 코드명 '페가수스(Pegasus)'를 발표, 로봇택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페가수스에는 볼타(Volta) 아키텍처 기반의 GPU를 탑재한 자비에 SoC와 별도의 GPU, 딥 러닝/비전 알고리즘 가속화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을 목표로 전장부품 기업인 ZF, 중국의 바이두와 AI 기반 자율주행차 플랫폼 개발에도 엔비디아는 3사간 기술 협업으로 현재 레벨2 기술 수준에서 레벨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플랫폼이 탑재된 양산차는 2020년 중국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콘티넨탈과는 자비에 기반의 자율주행개발 플랫폼 '드라이브 자비에(DRIVE Xavier)'와 운영체제(OS), AV 소프트웨어(SW) 스택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기술 연구를 추진 중이며 향후 차량안전성인증 최고 수준인 ASIL-D 등급을 만족하는 SW, 레이더, 3D 라이다 등 다양한 센서 기술도 통합할 계획이다.

FPGA 기반의 ADAS 시스템, 자율주행(AD)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자일링스는 지난 7월 딥 러닝 스타트업인 디파이(DEEPHI)를 인수하고 딥 러닝 처리(Deep Learning Processing Unit, DPU) 기술을 FPGA에 적용하면서 비전(Vision)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디파이의 DPU 알고리즘을 활용해 지연없이 이미지 인식을 처리하는 데모를 선보인 자일링스 부스

지난 5일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오토모티브월드 나고야(AUTOMOTIVE WORLD NAGOYA)' 전시회에서는 징크 울트라스케일 플러스(Zynq UltraScale+) 16나노(nm) MPSoC 기반의 개발보드를 공개하고 카메라에 인식되는 소스(source)에서 특정 이미지만을 지연없이 실시간 인식하는 데모를 시연하기도 했다.

호주에 본사를 둔 이미지 프로세싱 기업인 싱머신(Seeing Machines)과 공동으로 개발·발표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river Monitoring System, DMS) '포비오(Fovio)'도 지능화됐다. 지난해 본격 양산에 들어간 상태로 현재 GM 캐틸락 CT6의 슈퍼크루즈 시스템에 장착되고 있다.

징크(Zynq)-7200 FPGA 기반으로 구동되며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꺼풀, 동공을 3차원 좌표인식으로 추적하는 DMS으로 개발자 버전이 공개된 올해 초보다 인식률과 처리속도가 2배 빨라졌다. 운전자의 시선이 차량 내부를 향하는지, 외부를 향하는지 인식 가능할만큼 기술도 고도화됐다.

캐빈 다나카(Kevin Tanaka) 포비오 오토모티브 부문 마케팅 시니어매니저는 “자율주행, ADAS 시스템 고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일본 완성차 기업들도 솔루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한국계 티어1 기업과도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공동연구에 나서고 있다. 양산이 된다면 유럽(독일)에서 먼저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카즈시 하마다(Kazushi Hamada) 싱머신재팬 커스터머 솔루션 부문 디렉터, 캐빈 다나카(Kevin Tanaka) 싱머신 오토모티브 마케팅 부문 시니어매니저

또 “세미-자율주행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미국, 유럽과 일본시장에서 ADAS 기술 보급화와 마찬가지로 DMS 도입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본사가 위치한 호주, 미주지역에서 모집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소유물에서 이동수단으로…주목받는 'MaaS' 시장
완성차 기업들도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 중이다. 자동차 '판매'에 목표를 뒀던 완성차 기업들도 우버(Uber), 리프트(Lyft)와 같은 공유차 서비스 기업들이 몇 년 간 몸집을 키우면서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as a Service) 시장 리더로 부상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웨이모(Waymo)가 올해 말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완전자율차 기반의 차량 호출 서비스 출시를 공식 발표한 후 볼보(Volvo), 르노(Renault) 등도 관련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볼보는 내년 봄 스웨덴, 미국시장에서 서비스를 목표로 신규 모빌리티 브랜드 'M'을 공개하고 독립형 앱(App) 기반의 공유차 서비스를 최근 공개한 바 있다. 볼보가 약 20년간 스웨덴 50여개 지역에서 운영해온 공유(리스) 서비스 '선프릿(Sunfleet)'과의 서비스 통합 계획도 공개했다.

지난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협력을 발표한 구글과 인텔. 사진은 구글 웨이모가 도입 예정인 클라이슬러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미니밴 [사진=인텔뉴스룸]

폭스바겐도 공유차 서비스 'We'를 공개하고 내년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2020년 북미, 아시아와 기타 유럽시장으로 서비스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르노도 올해 3분기에 공유차 서비스 '르노 모빌리티'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간 완성차 기업 대부분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차량 판매감소를 막기 위해 공유 서비스 이용객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허나 자동차가 '소유물'에서 '이동수단'으로, '판매' 시장에서 '서비스' 시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처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을 기점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용도로 판매되는 차량이 개인 소유목적의 차량 판매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과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공동 조사한 보고서에서도 안전자율차 보급으로 2050년에는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 시장이 7조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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