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수수료 인하, 인앱 제3자 결제 시스템 허용
아이폰에서 삼성페이 활용도 가능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진=AP통신]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진=AP통신]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의 대대적 변화를 밝혔다. 유럽연합(DMA) 디지털시장법(DMA) 대응을 위한 조치다.

31일 애플에 따르면, 오는 3월 EU 27개국 사용자들에게 제3자 앱마켓을 허용할 예정이다. 빅테크 플랫폼에게 개방 의무를 부여하는 DMA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EU는 애플 iOS와 사파리 브라우저, 앱스토어를 DMA에서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할 의무를 지닌 '핵심 플랫폼 서비스'로 지정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 따라 3월부터는 EU 지역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들은 타사 앱마켓을 다운로드 받아 앱스토어 대신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제3자 앱마켓이 처음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애플은 타사 앱마켓을 아이폰의 기본 앱마켓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애플은 인앱결제 변화도 밝혔다. 인앱결제 시 수수료를 인하하고, 인앱결제 시에도 애플 결제 시스템이 아닌 제3자 시스템을 이용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먼저 디지털 상품·서비스 거래에 대해 부과되던 30%의 수수료가 17%(할인 대상 개발자의 경우 10%)로 인하된다.

인앱결제와 관련해 애플은 앱스토어의 결제 처리를 사용하는 경우, 결제처리 수수료로 추가 3%를 징수할 예정이며, 타사 결제 시스템 이용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EU 지역 개발자는 기존 인앱결제 이용, 타사 결제 시스템 이용 중에서 선택권을 갖게 된다. 단, 새로운 수수료 구조를 활용하는 개발자는 연간 100만 다운로드 이후에는 설치당 0.5유로의 ‘핵심 기술 수수료’가 부과된다.

애플에 따르면, 현재 EU 지역에서 애플에게 30%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개발자는 3%, 할인 수수료를 지불하는 개발자는 9%이며, 88%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 애플페이만 허용하던 비접촉식 간편결제의 경우에도 타사 비접촉식 간편결제 앱 사용이 허용된다. 아이폰에서도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웹브라우저 사파리도 사용자의 최초 사용 시 기본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창이 열리도록 변경된다. 이 선택창에서는 기본 웹브라우저로 이용 가능한 옵션 목록이 제공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앱스토어 개방을 발표했지만, EU 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애플의 발표는 DMA 준수를 위해 EU 지역 사용자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으로, 애플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의 적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전세계 적용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CNN에 따르면, 최근 대체 결제 방법을 제공하라는 미국 법원의 명령에 대해 애플이 발표한 내용은 제3자 결제를 수용하면서도 타사 결제에 대해 27%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구글이 일명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린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회피한 방법과 동일하다.

구글은 ‘다른 결제방식에 접근하는 걸 어렵게 하면 안 된다’라는 법률안 문구 그대로 제3자 결제를 허용하면서 26%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이익을 지켰다. 법률 문구를 빌미로, 독점 금지, 공정경쟁 환경 준수라는 법 제정의 취지를 훼손한 행위다. 

EU의 경우 DMA에서 공정 경쟁 환경 조성 의무를 핵심 플랫폼 서비스에게 부여하고, 위반 시 글로벌 매출 기준으로 10%(반복 위반 시 20% 상향)에 달하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포함하고 있기에 해당 지역에서만 경쟁 환경처럼 보이려는 조치를 취한다는 의심의 시선도 있다. 실제로 애플은 타 지역 적용 여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애플은 EU 지역 내 변경에 대해 밝히면서도 사항마다 사용자 환경 위협, 경험 저하 등을 덧붙였다.

앱스토어 개방이 유해 콘텐츠나 사기 앱에 사용자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웹브라우저 선택창이 사파리 이용자의 경험을 저해한다는 등을 언급한 것으로, 이는 EU에 대한 항의와 불만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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