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밀봉입찰에서 최종 낙찰
낙찰가 4천억 돌파…’승자의 저주’ 우려도

세종파이낸스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판 [사진=과기정통부]
세종파이낸스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판 [사진=과기정통부]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위한 28홐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가 낙찰에 성공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이통사업을 위해 설립한 신규법인으로, 28GHz 대역 주파수를 낙찰받아 시장 진입을 준비하게 됐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주파수 경매 4일차에 진행된 2단계 밀봉입찰에서 스테이지엑스가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최종 선정됐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할당 대상이 결정됨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할당대상법인의 기간통신사업 등록 등 제반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의 양자 대결로 진행된 주파수 경매는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에서 낙찰자가 결정되지 못하는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정부의 제4이통사 정책 발표 당시 시장 경쟁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 희망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난 열띤 경쟁이 이뤄진 것이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 유도를 위해 주파수 경매 최저낙찰가를 파격적으로 낮추는 등 조치를 취했는데, 주파수 경매부터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무색하게 과열 양상의 경매가 이뤄졌다.

스테이지엑스의 최종 낙찰가는 4,301억원이다. 2018년 통신3사의 낙찰가(2,070억원)보다 2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중라운드오름입찰 39라운드부터 시작된 4일치 주파수 경매는 최종 50라운드에서도 승자를 가리지 못했으며, 결국 2단계 밀봉입찰로 승자가 결정됐다. 밀봉입찰에서 스테이지엑스는 2018년 낙찰가의 2배를 뛰어넘는 금액을 입찰해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됐다. 

스테이지엑스는 향후 3년간 5G 28GHz 장비 6천대를 구축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총 90개의 핫스팟을 중심으로 6천개 이상의 무선기지국을 설치해 할당 의무를 충족할 방침이다.

특히 28GHz대역이 가진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교,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가 낙찰가 부담 작용 우려도
한편으로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규 이통사 진입의 첫 단계인 주파수 경매부터 과도한 비용이 지불됐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당초 업계는 기지국 구축을 위한 추가 비용, 기 형성된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사업자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통신3사의 낙찰가의 절반 수준인 1천억원 초반 가격대를 적정 낙찰가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업계의 예상 낙찰가의 4배, 2018년 통신3사 낙찰가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게 됐다.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GHz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31일 오전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GHz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31일 오전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제4이통에 최대 4천억원의 정책금융지원, 기존 통신3사 통신설비 공동활용, 상호접속료 인하,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수급 협의 등 각종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과도한 비용이 주파수 확보에 쓰여졌다는 지적이다. 

혹자는 28GHz 주파수의 경쟁력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기존 통신3사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들며 의무 구축을 지키지 않아 반납된 주파수가 바로 28GHz 대역이다. 시장에 기반이 없는 신규 사업자는 28㎓ 주파수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데 있어 기존 이통사보다 더욱 큰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다. 

28GHz 주파수는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지만, 전파 거리가 짧고, 벽과 같은 물리적 장애물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단점을 지닌다.

즉 좁은 지역에서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지만,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 많은 기지국, 중계기가 요구된다. 28GHz 기반의 전국망 서비스를 위해서는 최소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이유다. 

스테이지엑스는 대학-통신사 리빙랩 모델, 5G 기반 스마트병원 등 혁신 서비스, AR/VR 콘텐츠 융합 서비스 등을 특화 서비스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테이지엑스는 과학기술원(KAIST) ICT 연구센터, 연세의료원 등과 협력, 충분한 현장 실증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고, 확산하는 방식으로 혁신 서비스 모델을 발굴·상용화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신청법인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힌 후 “28GHz 대역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조기안착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스테이지엑스는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시장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신규 통신사업자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Real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28GHz 핫스팟과 더불어 클라우드 코어망과 기존 통신3사 네트워크를 이용한 로밍을 통해 전국을 커버하는 5G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략적 제휴 기업들과 함께 혁신적 요금제와 서비스를 설계·보급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하하고 28GHz 서비스 이용을 위한 단말기 보급을 위해서는 국내 대표적 사업자인 삼성은 물론 애플·구글·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5G 28GHz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주파수 대금이 결정된 점에 대해서는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고 언급하며 “28GHz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하여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온라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해 사업성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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