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메시지·애플워치·애플 페이 독점 생태계 문제제기
클라우드 게임·슈퍼앱 배제 장벽 위법성 지적
애플 패소 시 기업 분할·일부 사업부문 매각까지 가능 

2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코 소재 애플스토어 [사진=AFP통신]
2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코 소재 애플스토어 [사진=AFP통신]

미국 법무부가 애플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이 정부 측 승리로 마무리되면, 애플은 기업 강제 분할까지도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애플에 대한 미국 법무부가 제기하는 반독점법 위반 사항은 5가지로 요약된다. 아이메시지와 애플워치, 애플페이 등의 호환성 제약과 독점, 그리고 슈퍼앱, 클라우드 게임 배제 등이 공정 경쟁을 방해하고, 자사 제품의 독점을 공고히 하는 장벽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어머니에게 아이폰을 사주세요”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 지점은 아이메시지다. 애플은 아이메시지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메시지를 초록색 말풍선으로 애플 사용자와 분리하며, 고품질 비디오/오디오 전송, 이모티콘 표시 등에 제한을 걸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미국 청소년층 사이에서 비 아이폰 사용자를 따돌림하는 문화로 발전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될 정도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애플이 의도적으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와의 파일 전송, 커뮤니케이션 성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원활한 크로스 플랫폼 메시징에 애플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타 플랫폼 사용자와의 메시징 경험을 저하시키고, 이를 통해 경쟁제품의 품질이 열악하며 아이폰과 iOS이 우월하다는 인식을 심고 있다는 설명이다.

팀 쿡 애플 CEO [사진=AFP통신]
팀 쿡 애플 CEO [사진=AFP통신]

법무부는 반독점 소송을 발표하면서 2022년 코드 컨퍼런스에서 이뤄진 팀 쿡 애플 CEO의 “어머니에게 아이폰을 사주세요” 발언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발언은 어머니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면서 한 기자가 질의한 아이메시지 호환성 개선에 대한 응답인데, 타 기기와의 호환성을 제공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독점 강화의 장벽으로 삼으려는 애플 내부의 생각이 쿡 CEO의 농담 속에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애플은 업계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안드로이드폰 등 다른 플랫폼과의 문자메시지 품질 표준을 개선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여전히 타 플랫폼에서의 메시지를 녹색 말풍선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간 일종의 계급 형성을 조장한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비 아이폰 사용자를 구분하는 녹색 말풍선, 특히 의도적 품질 저하는 불법 행위임을 강조했다. 

유사한 사례로 법무부는 애플 에어드롭도 제시했다. 에어드롭은 아이폰 사용자간 빠르게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인데, 이는 타 기업의 접근이 제한된 아이폰의 특정 하드웨어 부분을 활용해 구현된다. 

타사에게는 혁신의 기회를 원천봉쇄한 환경에서 애플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마법같은 경험’이라는 주장이며, 독점을 통해 향상된 기능으로 독점을 더 강화하다는 것이다.

◆지배력 남용, 호환 방해로 독점 유지
애플워치도 마찬가지다. 법무부는 애플워치도 의도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호환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스마트워치가 여러 플랫폼과 호환되는 것과 달리 애플워치는 아이폰을 반드시 요구하며, 아이폰은 애플워치를 제외한 다른 스마트워치와 원활하게 호환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애플의 생태계에 사용자를 가두고 있다는 것이다.  

앱마켓 독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아이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행할 수 있는 통로는 앱스토어뿐이다.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 시행에 따라 애플은 유럽지역에서는 3월부터 앱스토어 독점을 포기하고, 제3자 앱마켓 설치도 허용하기로 하는 등의 변화가 최근 이뤄졌지만, 이는 유럽지역에 한정된 사례로 유럽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독점적 앱 배포 창구로 역할하고 있다. 

이러한 앱스토어 독점을 통해 애플은 경쟁사를 배제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CNN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앱과의 아이폰의 원활한 메시징 경험을 보장하는 ‘비퍼 미니’이란 이름의 앱은 기술적 불완전성을 이유로 애플 앱스토어서 퇴출됐다.

이달 2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징안에 오픈한 애플스토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 매장은 뉴욕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EPA]
이달 2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징안에 오픈한 애플스토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 매장은 뉴욕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EPA]

애플 앱스토어가 유일한 앱 다운로드 창구인 아이폰 환경에서 앱스토어 퇴출은 시장 퇴출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크로스 플랫폼 메시징 경험을 저해하고, 아이메시지의 경쟁우위를 호도하는데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의 앱스토어 진출도 불허했는데, 이 또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지적됐다.

애플은 보안상의 이유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막으며, 플랫폼 내 각 게임의 애플 승인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잠재적 경쟁 기술 차단 행위로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주장이다. 

애플페이만 허용하는 결제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안드로이드에서 다른 결제 서비스를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을 활용한 결제에서 아이폰은 애플페이만 사용할수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애플이 모바일 결제 칩에 대한 타사 액세스를 봉쇄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제 서비스 개발사의 시장 진입 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사용자의 혁신과 혜택의 기회를 앗아가는 것으로 법무부는 주장했다. 

슈퍼앱 제한도 논란거리다. 애플은 앱 개발자에게 범용 언어를 사용한 코딩을 제한한다고 알려지는데, 이는 웹에서 효과적으로 실행되는 앱 내의 앱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즉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슈퍼앱’의 등장 가능성을 차단하고, 개발자를 애플 시스템에 가두는 배타적 행위로 지적된다. 

메릭 간랜드 미 법무부장관이 21일(현지시간)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AP통신]
메릭 간랜드 미 법무부장관이 21일(현지시간)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AP통신]

◆1990년대 MS 반독점 수혜에서 규제 대상으로
애플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애플 제품을 차별화는 경쟁 우위 요소를 위협하는 것으로, 사용자 안전에 대한 신뢰와 혁신에 대한 기대를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이 사실관계와 법률적으로 모두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애플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법무부의 반독점법 적용으로 수혜를 입었다”면서 “이를 통해 애플은 반경쟁적 제한과 과도한 수수료, 보복으로부터 벗어나 아이튠즈, 아이팟, 나아가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면서 반독점 규제의 명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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