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보고서, 전체 무역적자서 대중국 적자 기여도 큰 폭 증가
수출다변화 정책, 반도체·이차전지 등 비교우위 부문 선제 투자 필요

대중국 무역적자 흐름이 소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구조가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이차전지(배터리) 등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실리콘웨이퍼 [자료사진=IBM]
대중국 무역적자 흐름이 소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구조가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이차전지(배터리) 등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실리콘웨이퍼 [자료사진=IBM]

지난해 3월부터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무역적자에 대한 대중국 무역적자 기여도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보고서(이슈분석_대중국 수출부진 현황 및 적자기조 장기화 가능성)를 내고 소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구조가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흐름의 주원인으로 분석했다.

또 중국의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반도체 등 우위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없이 이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수출은 정체된 반면 수입이 급증한 가운데 2022년 4분기 이후 대중 수출이 본격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5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적자폭은 118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됐다.

[한경연 보고서인용]
[한경연 보고서인용]

보고서는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대외부문 부진의 주요 원인이며 그 정도가 연일 심화되고 있다고 봤다.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기여도가 2022년 12.8%에서 2023년 43.2%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교역국 중에서도 한국의 수출이 대만과 함께 가장 크게 감소했는데, 올해 5월 한국과 대만의 대중 수출은 전년동월비 각각 23% 감소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대중 수출액 규모는 2022년 5월 대만에 이은 2위에서 2023년 5월에는 미국과 호주에 밀려 4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중화학공업품이 전체 수출의 89%를 차지하는 수출구조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학공업품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동월비 24% 감소했는데,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전자제품(-29%) 품목의 수출액 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철강제품(-23%), 화공품(-20%), 기계류와 정밀기기(-12%) 등 중화학 공업품 내 모든 품목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중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대중 수출은 양적·질적으로 정체하고 있다. 중국의 국산화 정책에 의한 중간재 자립도 향상,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 보고서인용]
[한경연 보고서인용]

보고서는 “이 상황에서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초격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흐름은 상당기간 동안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은 11개 기술 분야 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5개 분야에서 오히려 중국에 뒤쳐진 상황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대비 기술 발전이 최대 8년 이상 늦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 분야 중심으로 수출품목을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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