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술기업 4분기 실적 중간 점검 ②
이익급증 메타, 사상 첫 분기배당 발표
구글·아마존·MS, 시장예측 상회, 시장 환호 속 버블 우려도 고개

사진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텍 현장에 걸린 메타 로고 [사진=AP통신]
사진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텍 현장에 걸린 메타 로고 [사진=AP통신]

지난주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알파벳), 애플 등 주요기술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시장예상치를 넘어서는 호실적을 발표, 시장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메타(페이스북)였다. 메타는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25% 증가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주당순이익(EPS)도 시장이 기대했던 4.96달러를 뛰어넘은 5.33달러에 달했다.

불과 1년 전 46억5000만달러였던 메타의 순익은 140억달러로 3배 이상 껑충 뛰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메타, 수익구조 '자신감'
메타는 주당 50센트의 분기배당도 발표하면서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메타가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설립 후 처음으로, 튼튼한 재무구조와 비즈니스의 안정적 성장세를 알리는 지표로 해석된다. 

더불어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까지 발표한 메타의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껑충 뛰었다.

견고한 재무상태에 더해 배당,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이익 실현에 대한 의지가 주식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메타의 시가총액은 4분기 실적발표 이후 2,000억달러가 증가하면서 1조20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소재 구글 오피스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소재 구글 오피스 [사진=로이터]

구글(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시장전망을 넘어서는 견고한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은 4분기 863억1000만달러의 매출과 1.64달러의 EPS를 기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853억3000만달러, EPS 1.59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 성장률은 전년동기비 13% 증가로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순이익도 206억8700만달러로 전년동기비 50%의 급등했다.

MS는 매출과 620억20000만달러의 매출과 EPS 2.93달러라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발표 이전 애널리스트들은 매출 611억2000만달러, EPS 2.78달러 수준을 예측했지만, 이를 상회하는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MS의 매출은 18% 증가, 순이익은 33% 증가한 수치다. 

◆클라우드 비즈니스 '순항'
양사 모두 컴퓨팅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반가운 대목이다. 클라우드 부분에서 구글은 25%, MS는 30%라는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미래 전망을 밝게 했다. 

아마존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4분기 성적을 발표했다. 4분기 1,700억달러의 매출로 시장예측치(1,662억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EPS도 시장예측(0.80달러)를 뛰어넘는 1달러를 달성했다.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전년동기비 13% 증가한 242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를 뒤쫓고 있는 MS와 구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뉴욕 오피스 [사진=AP통신]
아마존웹서비스(AWS) 뉴욕 오피스 [사진=AP통신]

하지만 AWS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진 성장률 감소세(전년동기비 203년 1분기 16%, 2분기 12%, 3분기 12% 증가)를 소폭이나마 다시 증가로 반등시켰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또 다소 아쉬운 매출 부분과 달리 AWS는 이익 측면에서 흡족한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4분기 AWS는 71억7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69억3000만달러를 예상했던 시장전망을 상회했다. 이로써 AWS는 아마존 총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4%까지 높였다. 

AWS의 이익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실적발표에서 아마존은 AWS 클라우드의 서버 유효 수명을 5년에서 6년으로 연장,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억달러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나아가 아마존은 인공지능(AI) 확대로 AWS 신규 고객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에 따라 AWS의 수익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모습. 이날 미국시장에서 애플의 MR헤드셋 비전 프로가 출시됐다. [사진=AFP통신]
이달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모습. 이날 미국시장에서 애플의 MR헤드셋 비전 프로가 출시됐다. [사진=AFP통신]

◆애플, 수익성 악화 발목
애플 4분기(애플 회계연도 1분기) 역시 시장 예측을 넘어서는 매출과 이익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매출은 예측치였던 1,179억1000만달러를 상회한 1,195억8000만달러를 달성했고 EPS도 2.10달러의 예측치보다 높은 2.18달러를 기록했다.

반가운 점은 이어지던 분기 매출 감소세를 끊어냈다는 점이다. 애플 설립 후 사상 최장기간인 4개 분기 연속 매출 역성장으로 우려를 높였지만 4분기 전년동기비 2% 성장으로 반등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애플의 핵심인 아이폰 매출도 시장의 당초 예상보다 나은 성과를 달성했다. 아이폰에 대한 시장 예측은 678억2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를 상회하는 697억달러(전년동기비 6% 증가)의 매출을 아이폰으로 일궈낸 것이다. 

다만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은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중국에서 애플 매출은 208억달러로 13% 감소했는데, 지난 몇년간 실적 호조의 중심축으로 역할했던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서비스 부문에서의 성과(매출 231억2000만달러)도 시장의 기대(예상 233억5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빅테크의 4분기 실적에 시장은 비교적 환호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진행된 미국 연준의 새해 첫 FOMC 회의에서 기대됐던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동결로 마무리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이 발표되면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구글(알파벳), MS의 경우, 실적발표와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어진 메타, 아마존의 강한 실적 발표가 나온 이후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돌려 실적발표 직후의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단, 애플의 경우에는 실적발표 이후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하는 상대적 주가 부진을 보였다. 중국시장에서의 부진, EU 지역에서 앱스토어 개방 등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애플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GCP) 로고 [사진=AFP통신]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GCP) 로고 [사진=AFP통신]

◆화려한 실적 속 위험 요소 '상존'
한편,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강한 주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으로 미국 다우지수, S&P500지수 등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나스닥지수도 2021년 11월 기록했던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그렇지만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할 우려 요소도 적지 않으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밋빛 전망을 맹신하는 과열은 2000년 닷컴버블과 같은 상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다. 

빅테크 전반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났지만 실적발표의 이면에는 우려할 요소도 적지 않다. 어닝서프라이즈로 20% 이상의 시총 증대가 이뤄진 메타를 예로 들자면, 메타버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약한 고리로 지적된다.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리얼리티랩스는 4분기 매출 10억달러 돌파에 성공했지만, 4분기 손실만 4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메타가 리얼리티랩스의 실적을 공개한 이후 최대 적자다. 실적 공개 이후 리얼리티랩스의 누적 적자는 420억달러를 넘어선다. 막대한 투자에 비해 성과 개선이 더딘 메타버스 부문은 메타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다. 

구글, 아마존, MS 등도 클라우드 사업이 순항하고 있지만 성장률은 다소 둔화된 상황임은 분명하다.

이에 더해 구글은 캐시카우인 광고사업부문에서 시장기대치(659억4000만달러)를 밑도는 실적(655억2000만달러)을 기록했으며, 유튜브 광고 부문도 90억달러의 매출로 시장예측을 소폭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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