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6월 공개한 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 [자료사진]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미중 무역분쟁, 한일관계와 홍콩시위와 같은 정치적인 문제로 인한 전세계 경제시장의 불확실성과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난해 반도체 시장의 성장둔화의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가트너(Gartner)가 6일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지출규모를 발표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이 전체 반도체 시장 지출액의 8.6%를 차지하면서 반도체 구매 기업 1위에 올랐다. 삼성은 8%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위 5대 기업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반도체 구매 지출 규모는 모두 줄었다.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2019년 반도체 지출 규모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줄었다.

애플은 애플워치, 에어팟 등의 웨어러블 제품 판매 호조로 구매력이 상승했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도 선전하며 3위권을 유지했다.

마사츠네 야마지 가트너 수석애널리스트는 “지출감소의 주요 원인은 메모리 가격의 급락이다. 2018년에는 OEM 업체들의 전체 반도체 지출액의 45%를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할 만큼 가격이 높아 심각한 부담을 안겼지만 2019년에는 상황이 호전됐다”며 “지난해 상위 5대 OEM 업체들은 메모리가 차지하는 구매 비중을 36%로 줄이면서, 더 좋은 프로세서와 더 큰 메모리 용량을 제공해 제품의 컴퓨팅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 전세계 반도체 디자인 TAM 상위 10대 기업별 구매액 추정치 [단위 백만 달러, 가트너 자료인용]
시장의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둔화도 반도체 구매 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한일갈등, 홍콩시위와 같은 정치적 마찰이 심화됐으며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거시경제 상황은 다양한 전자장비에 대한 수요를 냉각시켰다. 2019년 총 전자기기 매출 규모는 2018년 대비 0.2% 감소한 47억 달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 3년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세계 반도체 구매 기업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018년 상위 10대 기업들 중 9개가 2019년에도 10위권의 자리를 지킨 가운데 홍하이(Hon Hai)가 킹스턴(Kingston Technology)을 대체하면서 순위에 올랐다. 상위 10대 OEM 업체들은 반도체 구매 비중을 2018년 39.9%에서 2019년 39.5%로 줄였다.

애플은 2019년 반도체 지출 규모를 12.7% 줄였으나 웨어러블 시장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으며, 새로운 아이폰 모델에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채택하는데 지출을 늘렸다.

삼성전자는 2019년 지출 규모를 21.4%가량 줄이면서 2위를 차지했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단순히 메모리 가격의 급락만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본다. 삼성이 대부분의 전자기기 시장, 특히 스마트폰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의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3위 자리를 지켰다. 화웨이는 2019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반도체 지출 규모를 1.8% 줄이는데 그쳤다. 2019년 8위를 기록한 샤오미는 상위 10대 업체 중 반도체 지출을 늘린 유일한 기업으로 전년비 약 1.4%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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