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 수(Lisa Su) AMD CEO와 함께 실리콘벨리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계 CEO로 주목
- 7나노(nm) 차세대 플랫폼 기반 버티컬마켓 포트폴리오 확장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클라우드 인프라가 전세계 경제사회를 움직인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일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회의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진과 문서를 저장하며’, 클라우드 환경에서 ‘미디어를 소비’하는 게 뉴노멀(New Normal)인 시대다.
폭증하는 사물·사용자(node)의 데이터가 모여 뭉치(BigData)를 만들고, 지능화된 시스템(Artificial Intelligence)은 이를 쪼개고 분석해 가시적인 인사이트를 제시하며, 해당 리소스를 기계(Computer)가 학습(Machine Learning)하면서 기술은 빠르게 고도화되며 소비된다.
사람의 학습능력을 본따 만든 기계(Machine)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일하는’ 시대다. 핵심은 인지-분석-처리의 선순환적 구조를 빠르고 정확하게, 또 비용효율적으로 구동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출현, 이를 구현하는 가속컴퓨팅 기술이다.
핵심을 이루는 근간은 단연 실리콘(Chip)이다. 수십 년 간 이어져왔던 무어의 법칙을 코웃음 친 반도체 미세공정기술은 눈부실 정도의 기술 고도화를 이뤄왔다.
회로선 폭을 줄여 동일 사이즈(혹은 더 작은 패키지)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면서 성능을 높여왔던 미세공정기술은 새로운 이슈 해결을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도전과제에 직면한 상태다.
재밌는 건, 연산처리를 위해 수십 년 간 사용돼 왔던 중앙처리장치(CPU)를 넘어서는 다양한 칩들이 출시됐고 현재도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딥마인드의 알파고 이슈로 가장 큰 혜택을 얻은,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삼성전자와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FuriosaAI)가 개발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엔비디아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그래프코어가 집적된 각 코어당 단일메모리를 각각 배치한 지능형처리장치(IPU)까지 기술의 우위성 혹은 효율성을 손에 쥔 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자일링스(Xilinx)는 아주 독특한 케이스다. 40년 전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를 최초로 개발-생산한 자일링스는 FPGA 블록의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버티컬마켓에 최적화된 FPGA 제품군을 생산해왔다.
2년 전에는 FPGA 블록과 스칼라/AI엔진이 접목된 7나노(nm) 공정의 적응형플랫폼(ACAP) 1세대 모델인 ‘버샬(Versal)’도 공개했다. 공정은 TSMC가 맡았다.
경쟁력 있는 레거시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전략 변화를 꾀한 건 2012년부터 사용해왔던 ‘올-프로그래머블(All-Programmable)’ 슬로건을 버리고 ‘데이터센터 퍼스트(DataCenter First)’를 비전으로 내세운 빅터 펭(Victor Peng)이 CEO로 취임한 2년 전부터다.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개발자대회(XDF)에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바이티스(Vitis)를 공개하고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체인 확장소식을 전했다.
하드웨어(Chip) 기업이 소프트웨어(SDK)를 연례 기술 컨퍼런스 현장에서 메인이슈로 내건 빅터 펭은 “하드웨어 레벨을 넘어 소프트웨어로의 전이, 모든 것을 소프트웨어로(Software-Defined) 구현할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강소기업, 테크 스타트업과의 투자·협업과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중국 칭화대, 미국 스탠포드대 출신 엔지니어 4명이 설립한 AI 스타트업인 디파이테크(Deephi)를 인수했다.
디파이는 딥러닝 임베딩 지적재산(IP)을 보유한 중국 스타트업으로 앞서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3월과 7월엔 각각 솔라플레어(Solarflare), 엔지코덱(NGCodec)을 인수하면서 비전AI와 비디오 스트리밍·인코딩 IP를 확보했다.
지난해 3월 빅터 펭과 국내 미디어로는 최초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던 IT비즈뉴스(ITBizNews)가 올해로 취임 2년을 넘어선 ‘빅터 펭 호(號) 자일링스’가 기업 간 각축전이 전개 중인 시장에서의 우위성을 증명할 기술이슈, 칩 베이스 비즈니스에서 기업 간 협력 비즈니스로의 전환에서 전면에 내세운 전략을 짚어보는 내용의 글을 2회에 걸쳐 단독 연재한다.

- 아래는 빅터 펭 자일링스 CEO와의 일문일답 -
Q. 지난해 반도체 산업계에서 이슈가 많았다. 어떻게 평가하나
A. 2020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올해 초 화웨이(Huawei)에 대한 미국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건 사실이다. 글로벌 교역환경이 어려워지고 전체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우리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Q. 2015년 기준, 지난해 매출이 약 1.5배 늘었다
A.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년비 3%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가 제시한 기술, 솔루션이 현 시장에서 요구하는 다양성 이슈와 제품 리더십에 부합하면서 비즈니스 영역에서 탄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전체 반도체 시장이 어려운 해였고, 다른 측면에서는 흥미로운 해였다고 생각한다.
Q. 어떤 점이 흥미롭나
A. 지난해 3월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왔던 저지연 네트워크 기술기업인 솔라플레어(Solarflare)의 인수를 발표하고, 같은 달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오픈컴퓨트서밋(Open Compute Summit)에서 FPGA 기반의 100GbE을 지원하는 스마트네트워크카드(Smart NIC)를 최초로 공개했다.
2년 전 XDF 현장에서 최초 공개한 7나노 실리콘인 버샬이 첫 번째 고객사에 선적되면서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한 해이기도 하다.
컴퓨팅 가속카드인 알비오(Alveo)도 2개 신제품(U50/U25)을 출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U50은 PCle Gen4를 지원하는 로우-프로파일 적응형 가속카드로 네트워크, 스토리지 트래픽 부하에 민감한 애플리케이션의 가속성능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됐다.
U250 스마트 네트워크인터페이스카드(SmartNIC)는 솔라플레어의 저지연 기술이 통합된 최초 모델이다. 비용효율성을 목적으로 두는 클라우드 서비스프로바이더, 프라이빗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스템에 최적화됐다.
알다시피 한국의 SK텔레콤이 2년 전 자일링스 FPGA를 베이스로 개발한 AI 추론용 가속카드(AIX) 외에도 U250 하이엔드 가속카드를 추가로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일링스 킨텍스(Kintex) FPGA 2개를 탑재한 자체 개발 가속기(Custom)를 AI스피커인 누구(NUGU)와 SK텔레콤 콜센터에서 자연어처리(음성인식/STT) 가속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영상분석(Vision)을 위한 가속(티뷰/T-view)을 위해서는 자일링스의 알베오 U250을 도입했다. 티뷰는 현재 ADT캡스의 보안서비스 단에 적용된 상태다. -편집자 주-
Q. 지난해 10월 XDF에서 HW 기업이 SW를 키노트에 내세워 주목받았다
A. 바이티스(Vitis)는 3세대 SW 툴셋이다. 전 세대(SDNet/SDSoC/SDAccel) 툴과 같이 SW로 HW(FPGA/ACAP)를 컴파일하고 애플리케이션으로의 배포까지 지원하는 것은 동일하다. 여기에 도메인특화아키텍처(Domain Specific Architecture, DSA)에 최적화된 라이브러리가 추가됐다.

바이티스의 핵심요소는 DSA 개발에 최적화된 환경, 오픈 프레임워크와의 유기적인 통합이다. 이기종컴퓨팅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현재, 도메인 특화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AI 학습-추론 라이브러리와 가장 많이 활용되는 프레임워크로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통합 설계됐다.
텐서플로(TensorFlow), 카페(Caffe), 파이토치(PyTorch)와 같은 오픈 프레임워크와 통합되면서 FPGA는 물론 버샬에 탑재된 AI엔진 블록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RTL 레벨에서 운용되면서 그간 어려워했던 개발자들이 SW 레벨에서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HW-SW 개발자 모두 포괄하며 생태계 확장을 위한 단계적 조치라고 보면 된다. 각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가속 라이브러리도 깃허브(GitHub)에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Q. 지난 3월에는 하이엔드 실리콘인 버샬 프리미엄을 공개했다
A. 자일링스의 강점은 다양한 버티컬마켓에 최적화된 칩 포트폴리오를 갖춘 점이다. 버샬 또한 마찬가지다. 데이터센터, 텔코(통신장비/시스템) 영역 외에도 자동차, 산업시스템, 의료, 국방·항공우주 등 경쟁력을 갖춰왔던 기존 타겟 산업군은 물론 컨수머 분야까지 포괄하는 적응형(Adaptive) 플랫폼이다.
1세대 ACAP인 버샬이 올해 리테일 영역에서 본격 공개되며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상당히 많은 고객사가 개념증명(PoC), 테스트를 위해 버샬을 도입한 상태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조기선적으로 매출이 발생되고 있는 상태며, 올해 10월 혹은 11월 일반 공급이 진행되면 매출은 더 늘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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