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제재 시행 2주만에 영입 발표, 돌파구 찾는 모양새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화홍, 칭화유니그룹과 함께 반도체굴기에 나서는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source=smic]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화홍, 칭화유니그룹과 함께 반도체굴기에 나서는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source=smic]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가 전 TSMC 임원출신을 영입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로 거래제한리스트(블랙리스트)에 오른 SMIC는 대만 반도체 기업 출신의 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기술 국산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경영전략 보고서에서 반도체 기술과 관련된 4명의 간부 중 3명을 대만계 인재로 채웠다.

SMIC는 TSMC에서 COO, CEO를 역임했던 치앙상이를 부사장(넘버2)로 선임했다. 그는 TSMC에서 물러난 후 2016년 SMIC의 사외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우한홍신반도체(HSMC)에서는 사장으로 활동해왔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미국계 반도체 기업에서 기술을 쌓아왔으며, 특히 TSMC에서 연구개발 부서를 이끌어왔다. 반도체 회로선폭을 줄이는 데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공정기술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중국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자강론(반도체 산업자립)을 위해 육성하고 있는 화홍, 칭화유니그룹과 함께 거론되는 기업이다. 2000년 설립됐으며 2019년 매출액은 31억달러, 순익은 2억달러에 달한다. 중국 국영통신기기기업, 국책펀드 등이 대주주다. 

업계 4-5위에 랭크돼 있으며 전세계 1위, 2위인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와는 미세공정기술 부문에서 격차가 크다.

TSMC, 삼성전자가 10나노(nm) 이하 파운드리 공정이 주력이지만, SMIC는 2019년에서야 14나노 공정 양산체제를 갖췄다. 현재 매출은 미비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SMIC가 전 TSMC 임원을 전격 영입한 배경으로 미국정부의 규제에 맞서 기술자강론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8일 미국 상무부의 제재조치가 시행되면서 미세공정체제에 필요한 핵심부품,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SMIC가 10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허가를 거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SMIC의 이 같은 행보는 미세공정기술 개발, 특히 EUV 관련 장비 도입을 위한 길은 막힌 현재, 업계에서의 높은 인맥을 갖춘 전문가를 앞세워 위기극복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MIC는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말 7나노 양산 시제품을 공개할 것을 공식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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