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열풍은 대체로 20대부터 40대 사이의 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활발한 시기에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다.
허나 창업시장에는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기성세대로 불리는 50대 이상의 시니어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창업의 깃발을 들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인생 2막을 창업으로 여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단 국가적으로 살펴봤을 때 시니어 창업은 환영할 만하다. 젊은 시절 외환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고 이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견인한 이들이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술창업을 하나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에서 시니어 산업에 대한 비중이 점점 늘고 있는데,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고령화를 겪고 있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시니어 산업이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서면 여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시니어들의 창업과 비즈니스 기회도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여기에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는 노동력과 소득, 소비 감소를 불러오는데, 시니어 창업은 그로 인해 떨어지는 생산성을 만회할 수 있는 기능을 할 수 있다.
통념과는 달리 중장년 창업 성공률은 청년층보다 높은 편이다. 경험이 많은 기업가는 리더십과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문제해결 능력을 기반으로 높은 생존율을 자랑한다. 그리고 시니어 창업은 대체로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에 사회봉사·경력활용·기술창업·공동창업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55세 이상 64세 이하 그룹의 창업 증가율이 전 세대에서 가장 높고, 일본은 60대 이상이 전체 신규 창업의 1/3을 차지한다.
듀크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성공한 539개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 중 50대 이상이 25세 미만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벤처부의 2019년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그해 만들어진 신설법인은 총 10만8874개로 2018년 대비 6.7% 증가했다. 동기간에서 연령대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건 13.8%를 기록한 60세 이상이었다. 이들은 전체 평균인 6.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창업을 위한 각종 지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창업을 원하는 시니어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장치들이 정부기관에 의해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창업진흥원에서는 각 지역 23개 시니어 창업기술센터를 운영하면서 시니어의 창업을 돕는다. 별도 시니어 기술창업스쿨을 통해 창업에 필요한 기술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50세 이상 비자발적 실업자에 대한 재취업교육 의무화도 2020년 5월부터 시행 중이다. 직원 수 1천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재취업과 창업교육, 진로에 관련된 생애설계 교육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시니어 창업의 미래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시니어 창업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네트워크의 토대 위에 충분한 준비와 설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 후 창업 시 망하지 않는 5가지 원칙’을 내놨다. 이를 살펴보면 소자본으로 창업하기, 365일 묶여 있는 창업 피하기, 가족의 지지 확보하기, 잘 알고 좋아하는 일 선택하기, 사업가 마인드로 무장하기 등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창업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멘토링도 필수로 꼽힌다. 사업화, 정책자금, 마케팅, 판로개척, 연구개발(R&D), 지재권(IP) 전략, 자금운영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성공률과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창업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누구나 고도의 기술로 창업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아이디어가 융합되면 기존 사업모델과 차별화할 수 있다.
관련기사
- KOSA 서비스혁신위원회 출범…서비스 전문기업 권익 보호
- 네이버D2SF, 에듀테크 스타트업 ‘아티피셜소사이어티’에 투자 단행
- 중기부, 창업중심대학 6개교와 비전 발표…지역 청년창업 확산 견인
- [데스크칼럼] 경제시장을 견인하는 ‘플랫폼(Platform)’ 비즈니스의 양면성
- KT·창업진흥원과 5G 응용 분야 스타트업 발굴 ‘맞손’
- SKT, AI로봇 스타트업 씨메스에 추가투자…로보틱스 물류사업 본격화
- 구글플레이, 중소 개발사 지원 ‘창구 프로그램 4기’ 모집 개시
- [데스크칼럼] 대기업-스타트업 간 오픈이노베이션의 현주소
- 비대면 진료·약 배달 플랫폼 ‘메듭’, 프리 시리즈A 투자유치
- 카카오모빌리티, 뉴빌리티와 ‘맞손’…라스트마일 배송 플랫폼 공동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