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제조기업 대상 공급망 이슈 조사결과 발표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제조기업들이 자사 공급망 경쟁력을 대체로 낮게 평가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공급망 여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상위 1,000대 제조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2년 하반기 공급망 여건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자사의 현재 공급망 경쟁력 점수를 평가 시 100점 만점 기준 평균 58점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유연성(팬데믹·재해 등 돌발상황에서의 대처능력) ▲분산성(특정국가·업체에 대한 편중도) ▲신속성(권역별 공급망 현지화 능력) 등에 대해 56~58점으로 평가했다. 

특히 ▲디지털화(공급망 디지털전환·데이터 통합) ▲ESG 대응성(주요국·업체의 ESG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은 가장 낮게 평가(각 55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피해를 본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정 지역 봉쇄 등으로 인한 ‘팬데믹 리스크(35.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국제정세 불안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30.7%)’, 운송 지연이나 파업 등 ‘물류·운송 리스크(27.5%)’가 주 요인이었다고 응답했다.

[전경련 자료인용]
[전경련 자료인용]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대책 검토 중(44.0%)’이라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향후 검토 예정인 기업은 35.3%로 나타났다. 반면 14.7%는 검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미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기업은 6.0%에 그쳤다.

한편 올해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여건은 상반기 상황과 비교해 비슷(48.0%)하거나 악화(42.7%)할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았다. 상반기 대비 약간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은 9.3%에 그쳤다.

동기간 공급망 환경이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생산·수입’ 측면에서는 ▲중국·대만(51.4%)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24.0%) ▲유럽연합(EU)(3.3%) 등을 예상했으며, ‘판매·수출’의 경우 ▲러시아·CIS(31.3%) ▲중국·대만(26.7%) ▲미국(7.3%) 등을 지목했다.

공급망 개선을 위해 중요하게 추진 중인 내부 대책은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재료·부품 조달을 통한 대체 공급망 구축(3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동일 제품을 타 거점에서도 생산(22.1%) ▲재료·부품·제품재고 확대(12.1%) ▲스마트 제조 및 생산 자동화율 확대(11.1%) ▲공급망 관리 체계의 디지털 전환(11.1%) 등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정책으로는 ▲수급처 다변화를 위한 거래처 정보제공 및 지원(32.3%) ▲글로벌 공급망 모니터링 및 위기경보시스템 강화(22.0%) ▲공급망 리스크 민감 품목 관리·지원체계 고도화(17.3%) ▲재료·부품의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지원 및 테스트베드 확대(15.7%) ▲해외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확대(4.7%) 등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도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하반기에도 공급망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안에 종료되더라도 파괴된 공급망이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의 전략 자원에 대한 무기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범부처적인 통일된 공급망 컨트롤 타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희귀가스 가격 폭등,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를 계기로 한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용 희귀가스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져 중국과 관계가 악화될 경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입 중인 해외 제품과 대체불가능한 반도체 장비도 다수인 만큼 공급망 민감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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