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분기 매출 9% 감소에도 반등 성공
저가EV 생산 계획·자율주행 기능 강화
테슬라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동기비 매출은 9%가 줄어든 것인데,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하지만 실적발표 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시장에서 급등하는 긍정적인 반등이 보여졌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어닝쇼크에 가깝다. 전세계 전기차(EV) 시장의 경쟁 심화로 실적 감소는 예견됐으나 시장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가 발송된 것이다.
1분기 테슬라는 21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예상치였던 233억보다 약 20억달러가 부족한 수치다. 주당이익도 45센트로 예상치인 51센트에 미치지 못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순익은 무려 55%가 감소한 11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허나 테슬라의 주가는 실적발표 후 오히려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간외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10% 이상 급반등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였고, 24일(현지시간) 증시에서는 12% 상승마감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CEO의 향후 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저가 EV 생산을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자율주행차 비즈니스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소개했다. 로보택시는 2019년부터 언급됐지만 수년간 시현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달 초 머스크 CEO가 X(구 트위터)를 통해 로보택시 계획을 밝혔을 당시 주가하락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스처라는 평가에 그친 원인이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를 8월 선보이겠다는 X에서의 발표를 재확인함은 물론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호출 서비스 스크린을 선보이는 등 로보택시 계획이 공수표가 아닌 가시적 미래임을 확인시켰다.
엔비디아의 AI칩 확대 계획도 로보택시의 약속에 힘을 더한다. 머스크 CEO에 따르면, 테슬라의 엔비디아 ‘H100’ 사용 규모는 현재 3만5000여개에서 연말에는 8만5000여개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엔비디아 H100이 자율주행 인공지능(AI)에 활용됨을 고려하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와 이에 기반한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와 관련해 마이너스로 전환된 잉여현금흐름도 오히려 긍정적 요소로 다가왔다. 지난해 4분기 20억달러 이상에 달했던 잉여현금흐름은 27억달러의 재고축적과 AI 인프라에 대한 10억달러의 자본 지출 등으로 적자전환됐는데, AI 인프라 투자가 긍정적 요소로 해석된 것이다.
머스크 CEO는 특히 자율주행AI에 대한 테슬라의 앞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미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으로 판매되는 운전자지원시스템 라이선스와 관련해 주요 자동차 제조기업과 협상이 진행 중으로, 이는 자율주행AI 비즈니스 본격화를 기대하게 한다.
한때 포기한다는 루머가 나오기도 한 저가형 EV 모델 출시 일정도 앞당겨졌다. 내년 하반기 출시에서 내년 초, 이르면 올해 연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저가형 EV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EV와의 경쟁을 위한 핵심요소다.
다른 한편으로는 에너지 부문의 매출 증대도 눈에 띈다. 테슬라의 에너지 부문은 1분기 16만4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7% 증가했다. EV는 물론 전세계적인 AI 열풍으로 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사업부문도 향후 테슬라에게 또다른 힘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합쳐져 어닝쇼크 후 주가 반등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진 것인데, 테슬라의 실적 부진이 예견됐던 것인 만큼 시장은 미래 성장 가능성과 머스크 CEO의 자신감 표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물론 테슬라 주가가 올해 40% 이상 하락한 만큼 실적부진이 주가에 미칠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대치가 낮아진 만큼 긍정적 메시지에 호의적 반응이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편, 테슬라는 미국에서만 직원 6,000여명을 감축을 예고했다. 최근의 실적부진에 따라 광범위한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약 2,700명을,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약 3,300명을 감축하며 전세계적으로 10%의 인력조정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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