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 지표 완화에 주가는 반등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사진=로이터]

IT기업들의 본산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급등과 이에 따른 강경한 재정정책, 소비심리 악화 등 경제불확실성에 대응해 테크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대적인 인력감원에 나선 것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기업들이다. 트위터는 전체 임직원의 50%라는 가장 큰 폭의 해고를 단행했으며, 메타(페이스북)도 대규모 인력감축에 나섰다.

광고에 의존하는 소셜플랫폼 산업의 특성 상 경기위축으로 광고 수익이 급감하면서 경영 압박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메타, 트위터, 스냅 등 소셜플랫폼 기업들은 모두 분기실적 발표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실망시켰다.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CEO는 트위터가 1일 400만달러(연 환산 시 15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임직원 절반에 해당하는 3,700여명에 대한 해고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머스크 CEO는 1주일에 최소 40시간 이상의 사무실 근무도 명했다. 

트위터의 경우, 인수라는 대형 이슈가 존재하고, 돌출행동이 잦은 인수자인 머스크 CEO의 성향까지 고려하면, 트위터의 대규모 감축이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를 보여주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실제로 트위터는 해고 통보를 받은 일부 직원들에게는 복귀를 종용하고 있다는 보도(블룸버그)도 존재한다. 

하지만 트위터에 이어 메타도 1만명 이상의 감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칼바람이 현실임을 입증했다.

연이은 실적부진, 이로 인한 주가하락 속에서도 9월까지도 채용동결과 같은 미온적 태도를 취해 투자자로부터 인력감축·투자축소·비용절감 등에 대한 공개서한을 받기도 했던 메타는 지난주 마침내 1만1000여명의 인력감축을 발표했다. 이는 메타 전체 인력의 13%에 해당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플랫폼 [사진=AFP]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플랫폼 [사진=AFP]

저커버그 CEO는 감원을 알리는 메일에서 “온라인 상거래가 이전 추세로 돌아갔을 뿐 아니라 거시 경제 침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광고 매출 손실로 인한 인해 수익이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 내가 잘못 생각했고,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7월 약 1%의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경기침체 우려,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장률 저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미국 언론들은 약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인텔은 지난달 향후 3년간 최대 100억달러의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수천명의 대규모 감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넷플릭스도 약 5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지며, 전자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프는 1천여명,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는 임직원 13%에 해당하는 700여명을 해고하는 등 인력 감축이 실리콘밸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빅테크 기업 애플은 올해 채용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빅테크 기업 애플은 올해 채용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여기에 애플과 아마존, 퀄컴 등은 채용동결을 발표했다. 연초 뜨거웠던 고용시장이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바람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자리한다.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받으면서 최근 2년간 IT산업은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가 디지털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증가된 재택근무·원격작업이 IT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았던 것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자 기기 수요까지 돌아오면서 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했다.

허나 인플레이션이 모든 상황을 반전시켰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고금리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러-우크라 전쟁이라는 등 불확실성 요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빅스텝, 자이언트스텝으로 불리는 미국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시행되면서 경기침체가 경고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소셜플랫폼 기업을 비롯한 주요 IT기업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고성장을 거듭하던 클라우드 부분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온라인 광고 등은 역성장하면서 이상신호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며, 이에 대응한 비용감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물론 반등의 여지는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연준의 고금리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지표들을 살피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견고한 고용을 나타냈지만, 실업률도 함께 높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더불어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도 예상치(7.9%)를 소폭 하회(7.7%)해 연준의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가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진=로이터]
마이크로소프트(MS) [사진=로이터]

CPI가 발표된 10일(미국시간) 주식시장의 큰 폭 반등은 이러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애플, MS, 알파벳의 주가는 10일과 11일, 이틀간 10% 상승했는데,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완화된다면, 빅테크 기업이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살피면, 최근의 ‘킹달러’라고도 표현되는 최근의 강달러 현상으로 손해를 입었다. MS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익 성장률이 11%, 6%였지만 고정환율 환산 시에는 각각 16%, 15%로 변화하며, 애플도 7% 성장이 아닌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했다.

연준의 긴축정책이 변화해 강달러 현상이 완화되면 빅테크 기업은 다시 고속 성장 궤도로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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