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VR 기기 출하량, 두 자릿수 감소
생성AI·챗GPT 등 AI 체감도 ‘성큼’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주목받은 신기술로 손꼽힌다. 하지만 2022년을 지나면서 이들 기술의 희비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주목도를 한층 높였다. 비대면이 표준이 된 팬데믹 환경에서 대면과 같은 현실감을 줄 수 있는 메타버스가 미래사회의 총아로 각광받았던 것이다.
재택근무를 뒷받침하기 위해 화상회의와 같은 온라인 협업 솔루션이 크게 확산되는 가운데 가상현실(A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발전은 확장된 메타버스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로 팬데믹 상황에서 진행된 가상공연이 흥행했으며, 이는 새로운 가상세계의 성공을 예감하게 하는 예시로 활용됐다.
온라인 게임사는 메타버스로의 진화를 미래성장동력으로 들며 시장 진입을 천명하고, 소셜미디어(SNS) 기업들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하는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 개발과 비전이 봇물을 이뤘다.
전세계 1위의 소셜플랫폼 기업인 페이스북의 경우,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시장 개척을 최우선 순위에 두게 했을 정도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시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기대와 다르게 메타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 까닭이다.
메타버스에 집중투자하면서 선도기업의 위상을 가져가려 했던 메타(페이스북)의 위기는 메타버스 시대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메타가 야심차게 출시한 가상공간 네트워크인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이용자(MAU) 수는 목표치(50만명)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이용자와 사용시간은 오히려 감소추세에 있다고 알려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월 기준 호라이즌 월드의 MAU는 20만명 미만이며 최소 50명 이상이 방문하는 장소도 호라이즌 월드 전체의 9%에 불과할 정도다.
사용자들은 엉성한 아바타 디자인에 실망했으며, 호라이즌 월드 방문을 이용에 필요한 퀘스트 헤드셋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6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호라이즌 월드의 이러한 부진은 10년간 매년 100억달러 이상을 메타버스에 투자하겠다는 메타의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1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메타버스의 사업에 대한 우려와 주력 사업인 SNS의 부분에서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메타의 주가는 올해 60% 이상 하락했으며, 메타의 투자자들은 메타버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메타 투자사 중 하나인 알티미터캐피탈의 브래드 거스트너 CEO의 경우, 공개서한을 통해 메타버스 연간 투자액을 절반 이하로 감축할 것을 요청한 것이 대표적으로, 이는 메타버스에 대한 비관론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CCS인사이트에 따르면, VR 헤드셋과 AR 장치의 전세계 출하량은 올해 960만대 수준으로, 전년비 12%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NPD그룹의 경우 올해 미국 내 VR 헤드셋 매출이 전년비 2% 감소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가 반감한 반면 AI에 대한 기대는 한층 커졌다. 팬데믹을 계기로 대고객 서비스 등에 확산되면서 친숙도를 높인 AI기술은 텍스트로 이미지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생성AI 등이 공개되면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머신러닝(ML)을 통해 텍스트의 구조와 의미를 파악하는 자연어처리(NLP) 기술, 초거대AI 등의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는 AI는 최근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대화가 가능한 챗GPT(ChatGPT)로 화제를 모았다.
오픈AI가 개발한 챗봇 서비스인 챗GPT는 공개 5일만에 100만 사용자를 넘어설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챗GPT는 막대한 양의 온라인 문서를 통해 학습한 어떤 질문에도 사람처럼 답변한다. AI와 대화하고 있다는 이질감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고, 우수한 대화 능력을 자랑한다.
아직까지는 사실과는 다른 답변을 하기도 하지만, 마치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GPT의 잘못된 정보가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이미지·동영상 등의 생성AI에 더해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GPT는 AI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편견을 더 굳어지게 만드는 확증편향, 혹은 어긋난 학습으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사실처럼 확산되게 하는 문제 등이 그것이다.
또 챗GPT와 같은 AI를 통한 논문작성, 생성AI를 통해 가짜뉴스를 더 사실처럼 느껴지게 하는 이미지 창조 등과 같은 악용의 우려 등도 AI가 더 정교해질수록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지적된다.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논란도 있다. 생성AI는 방대한 이미지로 훈련하고 이를 토대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대상이 된 원본 이미지 창작자의 스타일이 모방되고, 재조합되기에 이를 순수 창작물로 볼 수 있는가의 여부가 논란이 된다.
이에 유럽 등지에서는 AI가 만든 이미지를 유료 이미지로 판매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AI가 빠르게 삶 속으로 들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AI컨택센터는 물론 AI 기반의 자동코딩, 쇼핑리뷰 한 줄 요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활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초거대AI와 같은 AI 기술이 발전에 따라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 분명하다.
한편, 메타버스 진영에서는 애플의 VR헤드셋을 키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의 강력한 시장 영향력을 고려할 때 애플 V 헤드셋이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VR 헤드셋은 이르면 2023년 내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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