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매출 부진·낮은 3분기 예측에 ‘실망감’
서비스 사업 성장·스마트폰 이익 확대는 ‘기대요소’
애플 주가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발표 이후 이틀간 7% 가까운 주가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특히 실적발표 다음날인 4일(미국시간) 기록한 -4.8%는 지난해 9월 29일 이후 10개월만에 발생한 가장 큰 하락폭이다. 8일 0.5%대로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최근 5일 간 주가는 7.8% 하락했다.
애플과 같은날 실적발표를 진행한 아마존이 큰 폭의 이익개선에 힘입어 8%가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애플의 주가 하락은 더 도드라진다. 올해 들어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이뤄내면서 승승장구하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주가의 하락은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한 현상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의 2분기 예측보다는 다소 나은 실적을 기록했으나, 가장 상징적인 하드웨어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의 매출 감소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컨퍼런스콜에서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음 분기(3분기)에서도 매출이 감소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하락 심리를 부채질했다.
애플의 2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 2023년 3분기) 실적은 그렇게 좋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지 않다. 하드웨어 매출은 감소했으나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부문에서 기록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서비스 사업은 구독과 애플페이, 라이선스 수익 등을 포괄하는 부문으로 애플은 2분기 212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8%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서비스 사업은 정기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제공한다.
현재 빅테크를 포함, 대다수 기업들이 구독경제에 열광하는 이유도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부분은 하드웨어 판매에 비해 마진율도 더 높다는 이점도 있다. 애플은 하드웨어 제품의 마진율이 매우 높은 기업에 속하지만, 2분기 애플의 서비스 마진율은 모든 애플 하드웨어 제품 마진율인 35.4%보다 약 2배 높은 70.5%에 달할 정도로 고마진 사업이다.
애플도 서비스 사업 성장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억대 이상의 애플 장치 기반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더 많은 고객풀 확보로 이어지고 있고, 고객참여도도 높아져 애플 생태계에서 거래 계정과 유료 계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성장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애플은 10억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애플 서비스 구독, 앱스토어 앱 구독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3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만 1억5000만명의 유료 가입자 증가를 이뤄냈다.
서비스 사업 성장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이는 애플의 강한 시장 지배력이다. 출하량 측면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와 시장 1위를 다투고 있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시장 절대강자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조사에 따르면, 2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애플은 삼성전자에 수위를 내줬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45%를 차지해 큰 격차(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 28%p)로 시장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아이폰13미니가 단종되고 고급형 아이폰14플러스가 출시되면서 애플 아이폰의 평균판매가(ASP)도 높아졌다. 이를 통해 매출 기준 점유율을 전년동기비 3%p 가까이 높였다.
이익 기준으로는 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는 전세계 스마트폰 기업들이 2분기 기록한 영업익은 13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5%를 애플이 가져가고 있다.
기록적인 이익점유율로 이익 측면에서 2위 기업(삼성전자)보다 7배 이상의 이익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폰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애플에게 호재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더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구매 포인트를 가격에서 경험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저가의 제품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 프리미엄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2분기에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프리미엄폰은 오히려 성장해 시장에서의 비중을 20% 이상을 끌어올렸다.
프리미엄폰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애플 아이폰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낮은 출하량에도 매출과 이익에서 절대적인 압도를 보이는 까닭은 아이폰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한 까닭으로, 프리미엄폰 확대는 애플 아이폰 확대의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 카운터포인트, 카날리스, IDC 등 시장조사기관은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도 실적발표에서 2분기 2% 감소한 아이폰 매출이 3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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