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장비 국산화, 20% 비용절감 효과 기대

기계연 연구진이 개발한 융합가공기가 레이저 빔을 통해 가공하는 모습 [사진=기계연]
기계연 연구진이 개발한 융합가공기가 레이저 빔을 통해 가공하는 모습 [사진=기계연]

전기차(E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장(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수요가 느는 가운데 레이저·수압을 활용해 전장반도체 핵심부품을 가공하는 장비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9일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광응용장비연구실 안상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고강도 물질을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는 레이저·워터젯 융합가공기 개발에 성공했다.

전장반도체는 차량 내 전자장비, 엔진 등을 제어하는 핵심부품이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는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해 더 많은 전기장치가 적용되면서 탑재되는 반도체 수도 크게 늘어난다.

기계연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레이저·워터젯 융합가공기는 높은 경도로 가공이 까다로워 그간 수입 가공기에 의존했던 실리콘카바이드(SiC)를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iC는 높은 온도에서 안정적이며 뛰어난 전기 전도성과 높은 전력밀도로 기존 실리콘(Si) 대비 우수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그간 외산에 의존했던 200W급 그린 나노초 레이저를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가공 시 외산 제품 대비 9배 긴 시간 동안 가공 위치를 정밀하게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광학 시스템도 함께 개발했다.

이 장비는 고압 펌프를 통해 만들어진 고압수를 워터젯 노즐에 통과해 가공 장치 내부에 50mm 이상 길이로 층류가 형성되도록 한 뒤 레이저 빔을 층류 내부 한군데로 모아 워터젯 물줄기를 따라 레이저로 제품을 가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레이저 가공 장비는 반도체 실리콘웨이퍼를 분할 할 때 사용되는 나노초 레이저 가공 장비는 가공 속도가 빠르나 정밀한 가공이 어렵고, 디스플레이 유리를 절단할 때 사용되는 극초단 레이저 가공 장비는 정밀한 가공이 가능하나 가공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융합가공기는 빠른 속도로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고, 기존 레이저로 가공하면서 발생했던 다량의 미세먼지, 연기 등은 워터젯을 통해 배출할 수 있어 깨끗한 작업 환경을 유지할 수 있으며 수입 융합가공기 대비 2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기계연 안상훈 책임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레이저 융합가공기 개발로 차량용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기업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고강도 난삭재 가공용 고출력 레이저 융합가공기’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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