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EV 생산 2년 연속 1위
테슬라, 연간 생산량 35% 증가 달성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EV 열풍을 불러온 주역으로 테슬라가 선도기업의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시장 육성 정책에 힘입어 세를 불려온 중국 EV 기업의 추격이 점차 거세지면서 시장 패권 경쟁이 불을 뿜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EV 시장의 상징적 기업이다. 설립 이후 지속적인 대규모 적자로 인해 한때 생존에 대한 의혹까지 받았지만 테슬라 ‘모델S’와 ‘모델3’, ‘모델Y’의 안정적 생산과 수익성 확보에 성공하면서 전세계 EV 시대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허나 최근에는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EV 확산에 대한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 속에서 BYD, 지리 등의 자동차 기업이 성장해 테슬라의 EV 시장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BYD는 글로벌 확대를 본격화면서 EV 생산량에서 테슬라를 추월해 전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 시장 경쟁의 불을 붙이고 있다.
중국 제1의 EV 제조사인 BYD가 대표적이다. 강력한 내수 수요에 힘입어 2022년 글로벌 최대 EV 생산 기업으로 떠오른 BYD는 지난해에도 테슬라를 앞서면서 세계 1위의 EV 생산 기업의 위상을 과시했다.
◆BEV 판매량도 테슬라 추월
올해 BYD 생산량이 주목받는 것은 순수 전기차라고 불리는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에서도 테슬라의 생산량을 추월했다는 점에 있다.
2022년 BYD의 테슬라 추월은 내연기관이 혼재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포함된 수치로 다소 평가절하됐다. 테슬라가 BEV만 생산하는 반면, BYD는 BEV와 PHEV까지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위상을 추월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생산량 추월은 BEV에서도 BYD가 테슬라의 생산량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테슬라는 지난해 137만대의 BEV를 생산했는데, BYD는 이를 넘어서는 160만대의 BEV를 생산하면서 BEV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이에 더해 BYD는 PHEV도 140만대를 생산하면서 총 EV 생산 연간 300만대 돌파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BYD의 성과가 중국시장의 상대적 부진 속에서 달성한 성과라는 점도 눈에 띈다.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EV 시장은 정부 보조금 축소와 함께 성장률 둔화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카운터포인트의 조사에서 3분기 중국 BEV 판매량은 11%에 그칠 정도로 둔화되는 성장 곡선을 나타냈다.
이와 달리 테슬라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BEV는 보조금 확대 등 정부 정책의 뒷받침 속에서 지난해 급성장했다. 3분기 카운터포인트의 조사에서 미국 BEV 시장은 63% 급성장하면서 유럽을 제치고 전세계 2위 BEV 시장으로 떠올랐으며, 미국이 전세계 BE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두 자릿수(11%)를 돌파한 상황이다.
중국의 성장둔화, 미국 BEV 시장 급성장이라는 조건 속에서도 BYD가 테슬라를 추월하는 성과를 거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EV 제조사들은 성장률이 둔화된 내수시장의 대안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한 BYD의 성과를 이러한 글로벌 진출 전략의 성공을 보여주는 결과로 의미를 지닌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EV 차량은 인도·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의 EV 시장 개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분기에는 전체 중국 EV 브랜드의 중국 외 판매량이 전년동기비 4배 가량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EV를 앞세운 중국의 자동차 시장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BYD에 BEV 시장 1위를 내줬지만, 테슬라의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테슬라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총 전년대비 35% 증가한 184만5985대를 생산해 180만8581대를 고객인도했다.
전년도 기록한 40%의 생산량 증가율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30% 이상의 생산량 증가율을 보여준 것읻. 판매량으로 해석되는 고객인도 증가율도 38%에 달했다.
30% 이상의 생산량 증가에도 BYD에 추월을 허용한 테슬라도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과거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절하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은 이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
2011년 BYD를 비롯한 중국 EV 기업을 평하했던 블룸버그 인터뷰 영상 올려진 X 게시물에 머스크 CEO는 “그것은 수년 전의 일”이라며 “요즘 그들의 차량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언급하면서 테슬라의 라이벌로 부상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완성도·신뢰성 의문?
EV 시장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ESG 이슈와 함께 친환경 EV는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미래형 자동차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급성장하는 미국, 지속적 EV 수요를 나타내는 유럽 시장이 건재하며,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의 EV 시장 개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동남아 시장의 EV 판매량은 전년동기비 250% 이상 증가하는 등 EV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를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EV 시장 경쟁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GM 등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의 반격도 주목할 부분이다. EV 시장에서는 전통적 자동차 제조기업보다는 테슬라, BYD 등 EV를 겨냥해 새롭게 등장한 기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차량 설계에 대한 노하우에서는 전통적인 완성차기업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초기 테슬라를 되짚어 보면 설계 미흡에 대한 이슈가 적지 않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천 시 차량 윈도우의 빗물 처리, 창문 소음 등에서 부족함을 나타냈으며, 이러한 이슈들은 인터넷에서 회자되면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은 사라졌으나 최근 로이터의 보도로 다시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의 서스펜션, 스티어링에서 7년 전부터 만성적인 고장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들은 전면부 서스펜션 붕괴, 하부 컨트롤 암 이상, 휠 어셈블리 이탈 등 차량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로이터가 인터뷰한 20여명 이상의 고객은 테슬라가 이들 문제에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CNBC는 파워스티어링 부식으로 사고를 경험한 테슬라 고객사례를 소개했는데, 이 사고에서 테슬라 측은 세차를 놀랍게도 사고 원인으로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세차를 하면 배선이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일상적 세차게 주요 부품의 부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차량 완성도와 신뢰성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킨다.
테슬라는 자동차 시장 역사에 비하면 신생기업이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50년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짧은 이력으로, 이는 설계·생산 노하우의 부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BYD에도 적용되는 지적이다.
현재 EV 시장에서 테슬라, BYD와 같은 신생 기업이 시장을 강타하고 있으나 자동차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 오랜 기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구도를 포함한 신뢰성, 차량 완성도 문제가 EV 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기업들의 문제를 부각시키고 전통적 차량 제조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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