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를 비롯해 LG전자,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익성이 높은 해외 생산법인의 현지 상장을 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것을 두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내고 LG, 두산,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해외 생산법인의 현지 상장을 추진에 “모자회사 중복 상장의 논란에 대한 감독당국의 엄격한 잣대, 투자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피해 해외 상장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밸류업 아닌 밸류파괴이며, 시장 전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그 이유로 “기업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코스피 PBR은 0.8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0.94배 보다 낮았다. 지난 1년간 정부가 밸류업 정책 홍보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오히려 후퇴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기업들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지배주주의 승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는 LG전자, 현대차 주가가 시장의 우려를 입증한다”며 기업 측이 주장하고 있는 “모자 동시 상장 케이스 아니”라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전가격 등 다양한 이해상충이 발생한다”며 “회계상 연결 실적으로 잡히고 배당도 받지만 자회사 현금흐름과 이익에 대해 모회사 주주는 제한된 권리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또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갈등 가능성도 언급했다. 거버넌스포럼은 LG전자의 인도법인 IPO와 관련해 이사회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LG전자 이사회가 구 패밀리와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의결했는지 이상구, 강수진, 류충렬, 서승우 4명의 사외이사에 묻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에 대해서는 인도법인 IPO를 통해 유입된 자금의 일부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서도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는 체코 상장 건에 대해 보고 받을 것”이라며 “이 경우 이준호, 이은형, 최태현, 이은항 사외이사 4명은 해외 상장이 두산에너빌리티 일반주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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