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사결과 발표 후 긴급 이사회서 위약금 면제 결정
유 CEO “조사결과 엄중히 받아들인다”…정보보호 강화에 7천억원 투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정부의 해킹 사태 관련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정부의 해킹 사태 관련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이 유심 해킹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1조원대 고객 보상 및 정보보호 강화 대책을 내놨다. 

정부가 통신사로서 가입자 정보보호에 소홀했다며 요구한 위약금 면제에 대해 정부 발표 직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고 이후부터 이달 14일까지 해지 또는 해지 예정인 가입자에 대해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5천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진행하고 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5년 간 총 7천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으로, 단기적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상 CEO는 “모든 임직원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객과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SK텔레콤은 침해사고 발생 전(4월18일 24시 기준)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 및 이달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 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으로 단말 지원금 반환금이나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이 해당된다. 단말기 할부금은 단말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대금으로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 구매 계약으로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라 이달 15일 0시 기준 SK텔레콤과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 가입자 약 2,400만명을 대상으로 별도 신청 절차 없이 8월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기로 했다.

또 내달부터 연말까지 전 고객에게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고 뚜레쥬르·도미노피자·파리바게뜨 등 주요 제휴사와 제품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해킹 사고 후 해지한 고객이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가입할 경우에는 별도 절차 없이 가입 연수,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 할 방침이다.

정보보호 혁신안도 내놨다. 우선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 중 최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 센터장, 유영상 CEO, 임봉호 MNO사업부장이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왼쪽부터)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 센터장, 유영상 CEO, 임봉호 MNO사업부장이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정보보호 투자가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는 원칙으로 향후 5년간 총 7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고 수준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 전문인력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보보호 기금 100억원도 출연하기로 했다.

정보보호 관련 거버넌스도 대폭 개편한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CEO 직속으로 격상해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고 회사 보안 상태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레드팀을 신설하는 등 사이버 보안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제로 트러스트 기반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철저한 인증·권한 관리, 망 세분화, AI 기반 통합보안관제, 암호화 등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조치도 이어갈 계획이다.

유 CEO는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의 의미로 이번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며,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대적인 위약금 면제 결정에 따라 SK텔레콤의 단기적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공시를 통해 해킹 사태에 다른 고객 보상과 가입자 이탈 등 시장 상황을 반영, 올해 매출액 전망을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8천억원 하향했다. 이전 공시에서 영업익을 전년보다 개선으로 전망했으나 전년비 감소로도 수정했다.

SK텔레콤은 “이 전망은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한 5천억원 규모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과 시장 상황 등을 반영했으며 향후 회사의 영업 상황 및 경영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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