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생산·재고축소 원인, 최장 1년까지 갈 수도
- 르네사스, NXP반도체 등 티어1 대상 칩 단가 인상 협상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이 줄면서 완성차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인치 팹 가동률, 라인 재배치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칩 수급불균형 문제가 최장 1년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이 줄면서 완성차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인치 팹 가동률, 라인 재배치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칩 수급불균형 문제가 최장 1년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모빌리티 산업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전장반도체)가 재고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수급불균형이 원인으로 완성차 생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칩을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들도 완성차·티어1을 대상으로 단가 인상 협상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완성차OEM이 지난해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수요 대응을 위해 반도체 생산(주문)과 재고 모두 줄여왔으나, 최근 빠르게 시장이 회복되면서 관련 품목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가 전장반도체 관련 물량이 줄어들자 PC, 소비자형 단말 등의 제품으로 생산을 돌린 탓이다.

주요 완성차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반도체 부족으로 중국과 북미지역, 유럽지역 내 1분기 생산에 약 10만대 가량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룹 내 아우디는 이달 고급 모델 생산을 연기하고 직원 1만명이 휴직에 들어갔다.

포드는 이달 18일부터 내달 19일까지 한 달간 독일공장을 폐쇄하고 미국공장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크라이슬러도 캐나다 멕시코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기업도 일시적인 감산계획을 발표했다.

◆수급불균형, 단기간 끝나지 않는다…최대 1년까지 갈 수도
완성차 업계에서는 전장반도체의 수급불일치 현상이 올해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생산라인을 조정, 주문에 대응한다고 해도 최소 6개월, 최대 1년 가까운 리드타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반도체 공급부족 사례 [하나금융투자 자료인용]
전장반도체 공급부족 사례 [하나금융투자 자료인용]

전장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8인치 실리콘웨이퍼를 사용해 생산된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사, 장비 공급사 모두 수율문제로 8인치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2인치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칩 대비 수율이 낮다. 일반 제품보다 전장반도체의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전장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내외로 추산된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수도 크게 늘면서 차지하는 원가비율도 높아졌는데, 수급문제까지 이어지면서 생산원가 상승과 이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장반도체 가격이 10% 오르면 대당 생산원가는 약 0.18% 상승하고 영업익은 1%가량 감소할 수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순 가격상승이 아니라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는 피해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생산 차질 물량 1만대당 감소 매출액은 2,400억원대다. 20% 초중반의 공헌이익률을 감안하면 완성차의 합산 영업이익은 500억원대, 즉 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칩 단가 인상 시작한 반도체 기업들
반도체 기업들도 칩 단가를 올리기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Nikkei)이 2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르네사스반도체, 도시바, NXP반도체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이 차량용, 통신기기용 제품 가격을 1~2%대 인상을 단행한다.

[하나금융투자 자료인용]
[하나금융투자 자료인용]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이 주로 전장반도체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프리스케일을 인수한 NXP반도체, 올해 사이프레스를 인수한 인피니언과 일본 르네사스반도체가 2019년 기준으로 관련 시장 점유율 1~3위를 차지한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전장반도체 점유율 3위인 르네사스반도체는 최근 고객사에 제품 가격 인상을 요청했다. 전력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이 대상이다. 도시바도 최근 차량용 PMIC를 대상으로 가격 인상 협상을 시작했다.

닛케이는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점유율 1위인 NXP반도체, 5위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고객사와 약 10~20%의 가격 인상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해 양사 모두 “더 이상의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양사 모두 거래처를 밝히진 않았으나 티어1 덴소, 콘티넨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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