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판매량이 전년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반면 친환경차, 자율주행, 모빌리티(MaaS/Taas) 서비스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빨라지고 있다.

공룡 IT기업이 관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감에 따라 완성차 기업은 밸류체인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가 발간한 ‘미래 자동차 혁명과 산업 생태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경제재건 정책으로 ‘그린 뉴딜’이 주목받으면서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LMC Automotive)는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비 16%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동기간 전기차(EV) 판매량은 약 324만대로 전년비 43% 성장했다. 

2025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EV 출시 계획을 살펴보면 3,8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세계에 운행되는 EV가 1억2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20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수소경제 로드맵과 수소전략을 발표하면서 주춤했던 수소차 보급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으며, 특히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2020년 1월~9월까지 전세계 수소차 판매량(6,664대)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은 73.8%(4,917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전 산업에서 디지털혁신(DT)이 확산되면서 테스트베드에 머물렀던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사용기술로 적용되고 있다. 비대면 수요도 늘면서 자율주행의 상용화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IT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술 진보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구글의 웨이모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자율주행 기술력 1위를 차지했다. 바이두, 인텔의 모빌아이 등 기술력 상위 5개 기업 중 3개가 IT기업이다.

완성차 기업들도 자율주행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영역에서 집중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자율주행 테크 스타트업 크루즈를 인수했으며 포드는 폭스바겐과 함께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인 아르고AI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도 앱티브와 합작회사(JV)인 자율주행기술 기업 모셔널을 설립했다.

승차공유와 차량호출 중심으로 전개됐던 모빌리티 서비스가 음식배달, 생필품 구매대행, 택배 등 모빌리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 등으로 빠르게 확장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네시아의 고젝과 중국의 디디추싱, 말레이시아 그랩 등 선도적인 모빌리티 기업은 승차공유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결제 서비스는 물론 물류배달, 공과금 납부와 같이 생활 전반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위승훈 삼정KPMG 자동차 산업 리더는 “친환경,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로 대변되는 미래 자동차 3대 혁명으로 자동차 산업이 종합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핵심 기술에 맞춰 발빠르게 밸류체인을 재정립하고 제품, 인프라, 고객경험, 가격체계,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공급자의 역할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