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호도하는 음해성 글 ‘사회문제’로 부상
AI 도입으로 최소한 안전장치 마련하는 플랫폼 기업들
[IT비즈뉴스 오현식 기자] 서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평범한 50대 점주의 사망 사건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쿠팡이츠 고객이 배달받은 새우튀김 3개 중 1개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면서 별점테러와 막말을 쏟아냈다.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점주는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통화중에 뇌출혈로 쓰러진 후 3주 뒤 사망했다.
이 사고로 쿠팡이츠의 대응, 점주들의 해명권을 보장하지 않는 일방적 시스템 등이 문제로 떠올랐고 쿠팡이츠는 22일 재발방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사망 사고로 불거졌지만 악성 후기나 별점 테러 등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리뷰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이버 공간의 특성상 일부 블랙컨슈머의 악의적인 악성 리뷰, 혹은 리뷰를 무기로 한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 간 음해, 소비자 호도하는 가짜 리뷰 넘친다
이는 일부 블랙컨슈머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업이 경쟁사를 음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악성 댓글, 리뷰를 게재하다가 수사를 받는 사고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사인 매일유업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게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명 인터넷 강사가 다른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다가 구속되는 일이나 맘카페 등에서 조직적으로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활동을 펼치다가 재판에 넘겨진 유아용 실내매트 업체 등 수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반대로 소비자를 호도하기 위한 가짜 리뷰도 넘쳐난다. 국내에서는 음식점 측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쓰는 가짜 리뷰 업자가 체포돼 실형을 받기도 했다.
가짜 리뷰가 선량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이며, 동시에 소비자의 신뢰도를 낮춰 배달앱이나 리뷰앱의 비즈니스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법의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가짜 리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마존에 따르면, 가짜로 의심돼 차단한 리뷰가 2020년 한 해에만 2억건에 달했을 정도다. 또 리뷰 조작 활동을 위한 소셜미디어그룹을 올 1분기에만 1000개 이상 찾아 내 해당 소셜미디어 운영업체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마존은 “제품 리뷰는 쇼핑 경험의 중요한 부분으로, 고객의 구매 결정을 돕고 판매 파트너가 다른 유사한 품목과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고객, 판매 파트너, 브랜드의 신뢰를 위해 가짜 리뷰 차단 활동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간은 ‘대면’하지 않는 곳인 만큼 ‘신뢰’가 중요하다. 실제로 보고, 만지고, 경험할 수 없에 온라인 쇼핑 시 물건이 이상없이 도착할 것이라는 믿음, 지금 보고 있는 정보가 허위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라는 전재 아래 온라인에서 정보를 나누고, 물품을 거래할 수 있다.
◆AI 도입하는 플랫폼 기업들
이러한 신뢰를 깨는 가짜 리뷰, 악의적인 조작 댓글 등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들은 ‘가짜’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방식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가짜 리뷰를 실시간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든 리뷰를 대상으로 AI가 개인정보 노출이나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는지를 탐지해 임시 블라인드 처리하고, 이후 부정거래감시팀의 재검토를 통해 공개/차단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허위정보 거르기에 나선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요기요’에 AI로 가짜 리뷰를 거르는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도 머신러닝(ML)을 기반으로 허위, 혹은 댓가성 리뷰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AI가 의심되는 리뷰를 찾아내고, 전문인력과 협업해 사전 차단하는 방식이다.
기술의 허점을 파고들어 노출될 수 있는 가짜 리뷰를 사용자나 파트너가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기술을 기반으로 가짜 리뷰의 피해를 거르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 ‘태그 구름’이라는 방식으로 스마트플레이스 리뷰 체계 개편안을 밝힌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태그 구름은 리뷰에서 언급되는 핵심 키워드를 해시태그로 만든 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들을 모아서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기존 별점 평가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웹툰·웹소설 등을 보여주는 카카오페이지도 ‘AI 유저반응’이란 명칭으로 사용자 반응을 해시태그화해 보여준다.
쿠팡이츠도 이번 사건으로 악성 리뷰에 대해 점주가 직접 댓글을 달아 해명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고 악성 리뷰의 노출 차단(블라인드)을 위한 신고 절차를 개선할 것을 밝혔다.
관련기사
- 쿠팡이츠, 갑질 이용자 재발방지책 발표…참여연대 ‘자영업자 대응권 강화해라’
- 美 크루즈 운영사 카니발, 고객정보 유출 공지
- “아태지역(APAC) 기업 대다수, 사이버공격 주요 표적됐다”
- 전동킥보드 사고, 3년새 급증…차량 충돌이 최다
- “인공지능(AI)으로 가짜뉴스(Fake News)도 잡는다”
- LGU+, ‘해지 10년’ 넘은 고객 돈 다달이 인출…‘환급 거부’ 논란
- '안전 불감증' GS건설, 보안카메라 설치에 '타워크레인' 구멍 뚫어
-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팩트체크’ 표기 강화
- ”일반인도 쉽게 딥페이크 탐지 가능…모바일 앱(App) 나왔다“
- 카카오, 댓글 다양성 위한 서비스 개편 단행…‘추천댓글’ 신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