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실리콘 혼합소재 효율 100% 달성

(왼쪽 상단부터) 최진관 학생연구원, 홍지현 선임연구원, 정향수 선임연구원, 이민아 선임연구원 [사진=KIST]
(왼쪽 상단부터) 최진관 학생연구원, 홍지현 선임연구원, 정향수 선임연구원, 이민아 선임연구원 [사진=KIST]

흑연-실리콘 혼합소재의 안정성을 높여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음극 소재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민아 박사, 에너지소재연구센터 홍지현 박사,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정향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제작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전처리 용액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이 용액에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 늘려 기존 대비 2.6배 이상의 용량을 갖는 음극 소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배터리를 완충해도 이론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는 70~90% 수준이다. 

배터리의 생산·안정화 공정에서 첫 충전 시 리튬이온의 일정량이 영구 손실되는데, 초기 손실만 줄여도 배터리 사용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부분 음극 소재로 흑연을 사용한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이 최대 10배 높다. 허나 흑연 대비 약 3배 많은 양의 리튬을 소모해 2개 소재를 혼합한 흑연-실리콘 복합전극이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흑연-실리콘 복합음극은 실리콘 함량이 높을수록 용량은 늘어나지만 초기 손실률도 높아진다.

이론상 실리콘 함량을 50%로 늘리면 전체 리튬의 40%가 초기에 손실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튬을 음극에 미리 추가 공급하는 ‘사전리튬화’ 기술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KIST 이민아 박사팀은 앞서 전극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빼는 공정을 개발해 실리콘 전극의 초기 리튬 소모를 차단한 바 있다. 

공동연구진은 KIST 이민아 박사팀이 개발한 전극을 특수용액에 담갔다 빼는 공정기술을 상용화 가능성이 큰 흑연-실리콘 혼합소재에 적용했다. 허나 2개 소재가 리튬을 저장하는 화학적 원리가 달라 흑연 구조가 파괴되는 단점이 있었다.

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 연구진이 개발한 흑연-실리콘 복합음극용 전처리용액 [사진=KIST]
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 연구진이 개발한 흑연-실리콘 복합음극용 전처리용액 [사진=KIST]

연구팀은 전극 파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용액 내 분자의 상호작용의 세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새로운 조성의 용액을 개발해 실리콘과 흑연이 혼합된 전극에서도 안정적으로 손실될 리튬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흑연-실리콘 전극을 이 용액에 약 1분 정도 담그면 실리콘 비율을 50%까지 올려도 초기 리튬 소모 현상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었고, 첫 충전 시 1% 이하의 리튬을 소모하면서 배터리 효율성을 99%까지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렇게 구현된 전극은 기존 흑연만을 사용한 음극에 비해 약 2.6배 높은 용량을 갖고, 250회 충방전하는 내구성 시험 후에도 흑연은 67%의 용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KIST 이민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15% 이내에 머물던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내의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기존 보다 높은 용량을 갖는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KIST 홍지현 박사는 “안전하고 대량 양산에 적합한 기술로 실제 산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사업 및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IF:15.419, JCR 분야 상위 6.621%)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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