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백금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김진영 박사와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종민 박사가 카이스트(KAIST) 정연식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20나노(nm)급 초미세 인쇄 기술을 활용해 연료전지 부식문제의 원인인 탄소를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백금 나노구조 전극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소전기차에서 엔진 역할을 담당하는 친환경 발전장치인 수소연료전지는 연료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백금촉매를 지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탄소입자가 쉽게 부식돼 연료전지의 수명이 짧고, 부식된 연료전지 교체 비용이 커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은 나노미터 크기일 때 서로 붙는 성질로 인해 안정적이지 못해 백금만으로는 촉매소재로 활용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상용화된 촉매는 2~5나노 크기의 백금 나노입자를 탄소입자 위에 붙여 안정화하는 구조를 띈다.
허나 탄소입자는 연료전지의 반복 구동 과정에서 부식으로 인해 소실돼 백금을 지탱하지 못해 연료전지의 성능을 지속 감소시키는 문제를 일으킨다. 또 전극 두께가 수 마이크로미터로 두껍고 구조가 복잡해 연료전지의 효율성 또한 좋지 못했다.
KIST·KAIST 공동 연구진은 수소연료전지 수명에 치명적인 탄소입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백금 촉매를 만들기 위해 도장을 찍듯이 간단한 인쇄공정을 여러 번 반복해 20나노급의 안정적인 형태의 백금 구조물을 적층하는 초미세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을 통해 개발한 전극은 철골 건축물과 닮아 구조물 사이에 넓은 통로가 있어 연료전지 내부에서의 산소, 수소, 물의 이동이 원활해졌고 기존의 1/10 이하로 두께가 얇아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검증 결과 탄소입자 없이 백금만으로 전극을 제작할 수 있고, 이 전극을 사용할 경우 기존 상용 촉매전극보다 내구성이 3배 이상 향상되며 연료전지 출력 또한 27%가량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연료전지 계산전문가인 인하대학교 주현철 교수도 참여해 연료전지 전극 내 유체의 거동에 대한 시뮬레이션 분석 역할을 담당했다.
KIST 김진영 박사는 “초미세 인쇄기술을 통해 개발한 촉매는 전극의 내구성 및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수소연료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KAIST 정연식 교수는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촉매, 센서, 배터리 등 다양한 전기화학 응용 분야에서의 활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 기후변화대응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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