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전년동기비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일반지주회사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펀드 조성시 외부자금 비율을 최대 40%로 제한하고 있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벤처투자 업계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정거래법 상 일반지주회사 CVC 자금조달과 투자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벤처 신규 투자금액은 8,815억원으로 전년동기(2조2214억원) 대비 60.3% 급감했다. 2022년 누적 투자 금액도 전년비 11.9% 줄어든 6조7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이 개정·시행됐으나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는 비지주회사 그룹의 CVC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CVC 업계가 지적하는 대표적인 규제로는 CVC가 조성하는 펀드에 외부자금 비중을 40%로 제한하는 것이며, CVC 펀드가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도 펀드 조성액의 최대 20%로 제한하고 있다.
‘외부자금 출자 한도 최대 40%’ 규제로 인해 펀드 조성이 무산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경련은 “최근 지주회사 소속 CVC가 외부 투자자와 50:50 지분으로 출자하여 펀드를 조성하고 공동운용(Co-GP)을 검토했으나 규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일반지주회사 CVC는 모기업 차원의 장기적·전략적 투자 측면이 강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행 규제 상 총자산의 20% 범위 내에서만 해외투자가 허용돼 다양한 투자안 검토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의 경우 일반지주회사 CVC의 설립 방식과 펀드 조성 상 특별한 규제가 없어 기업이 자율적으로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중국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인 레전드캐피탈(CVC)이 2011년에 결성한 ‘RMB Fund Ⅱ(펀드)’에는 지주회사인 레전드홀딩스와 함께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 에너지기업 ‘시안 샨구파워’ 등 다양한 외부기관이 자금을 출자했다.
이달 7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해 자산운용사가 창업투자회사 등과 함께 벤처투자법에 따른 벤처투자조합을 공동운용할 수 있게 허용한 바 있다.
금융업의 분류가 상이한 2개사가 벤처펀드를 공동으로 운용하는 것을 허용해 위축된 벤처업계에 대한 투자 활성화에 나선다는 취지다.
전경련은 “이같은 금융권 규제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반지주회사 CVC는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벤처투자조합 공동 운용 시 운용주체가 50%씩 출자하는 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인데, 일반지주회사 CVC는 외부투자자가 40%까지만 출자할 수 있어 규제완화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CVC의 설립과 운영에 제한을 두기로 한 것이 제도 실효성을 반감시킬 수 있다”면서 “CVC 관련 규제를 최소화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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