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IP)개인정보 보호 등 AI 활용 투명성 필요
AI반도체 부족, 위험 요소 부상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필두로 다양한 기업들이 AI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도입 경쟁전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AI에 대한 관심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미래 아이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자본시장이다.
지난해 말 오픈AI가 선보인 생성AI(Generative AI) ‘챗GPT(Chat GPT)’의 성공 이후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치솟고 있으며, 벤처캐피탈(VC)들도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별다른 성과가 없는 AI 초기 스타트업이 수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AI 버블’을 우려하고 있으며 자본시장에서 AI 광풍이 거세질수록 버블 붕괴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AI 버블 위험이 오히려 허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AI 열풍이 자본시장은 물론 현실의 비즈니스에서도 발생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생성AI는 비즈니스 혁신의 동력으로 전세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생성AI 트렌드, 기회인가 허상인가
가트너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 경영진의 70%가 생성AI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생성AI는 기업의 최대 관심사임을 입증했다.
이 설문조사의 시기가 올해 3월과 4월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경영진의 19%가 이미 파일럿, 또는 프로덕션 모드를 실행하고 있을 정도로 생성AI 도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비스, 재화를 제공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발빠른 AI 도입은 고객경험, 비용절감은 물론 비즈니스와 IT프로세스의 자율적인 실행을 통해 막대한 이점을 줄 수 있는 생성AI의 잠재력이 주목됐기 때문이다.
또 AI를 적극 활용하는 자율 비즈니스가 인플레이션, 인재부족, 나아가 경기침체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AI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트너가 발표한 리스크 관련 연구조사에서도 생성AI 관련 항목이 기업의 주요 리스크 최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생성AI의 광범위한 확산을 보여준다. 활용 확대에 따라 그간 지목된 생성AI 관련 위험이 기업 경영진에게 실질적 위협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트너가 전세계 기업의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매 분기 발표하는 ‘가트너 리스크&오딧 프랙티스’ 보고서에서는 ‘대량 생성AI 가용성(Mass Generative AI Availability)’이 2분기 고위 경영진이 주목하는 위험 리스크 중 두 번째 위험으로 지목됐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응답률 56%, 5위)’을 넘어서며, 66%의 응답을 받아 최상위를 차지한 ‘서드파티 실행 가능성(Third-Party Viability)’과도 근소한 차이(1%p)에 불과한 것으로, AI 리스크에 대한 기업의 경계감을 보여준다.
대량 생성AI 가용성 위험이란 생성AI 도입·확산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말한다. 예를 들어 생성AI 활용 과정에서 무심코 내부 기밀정보가 누출되거나 타인·타사의 지적재산권(IP)을 침해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보호 규제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가 개인정보보호 이슈로 챗GPT 접근을 차단한 바 있으며 현재 전세계에서 새로운 분야인 AI에 대한 법안을 신설하면서 AI 규제의 파편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규제 위반의 가능성, 혹은 추가비용 지불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생성AI의 기회는 사이버범죄 조직에게도 공평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관련 리스크 중 하나다. 사이버 범죄자들이 생성AI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고급 피싱공격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동력이 된다.
생성AI 개발사는 생성AI가 사이버 범죄자에게 속아 고도의 멀웨어·랜섬웨어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해야 하며, 기업은 대량의 고도화된 사이버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도전과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가트너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기업은 생성AI와 관련된 주요 위험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가장 큰 3가지 위험으로 ▲지적재산권 ▲데이터 프라이버시 ▲사이버 보안 등을 꼽았다.
더불어 가트너는 각국에서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생성AI 법률에 대한 효율적인 사전 대응 방안으로 ▲AI 사용 투명성 보장 ▲알고리즘 영향 평가(AIA) 등 지속적인 위험 관리 ▲인간의 감독과 책임을 포함하는 거버넌스 구축 ▲데이터 프라이버시 위험으로부터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AI칩, GPU 아닌 타 실리콘 개발 기회로
다른 한편으로 AI반도체(AI칩) 부족도 위험요소 중 하나로 지목된다. 생성AI 확산이 급물살을 타면서 AI 모델 개발과 배치를 위한 인프라 부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AI 연산을 위한 AI반도체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최근 강력한 칩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의 한계가 드러났으며, 이는 AI 업계의 일부 주요 플랫폼을 포함해 크고 작은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적어도 1년 이상 의미 있는 개선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도하기도 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도 5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GPU 부족을 토로한 바 있으며, 오픈AI와 협력해 생성AI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MS도 최근 실적발표 보고서에서 AI칩 부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서 비즈니스 위험 요소 중 하나로 적절한 운영 인프라의 유지를 꼽은 MS는 “AI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서버 용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찾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기타 구성 요소를 포함해 건설 가능한 토지, 예측 가능한 에너지, 네트워킹 공급, 서버 가용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처음으로 위험 요소 중 하나로 GPU를 식별한 발언으로 주목된다.
AI반도체의 부족은 곧 GPU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의미한다. GPU는 병렬처리로 AI 신경망이 요구하는 대규모 연산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받으면서 AI 확산과 함께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생산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AI 개발 기업은 물론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기업과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GPU 부족은 과거 비트코인 채굴 열풍 당시의 GPU 대란을 연상시키지만, 이번 불균형은 소비자용 GPU가 아닌 AI 모델의 교육·활용을 위한 초고사양 GPU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그리고 이러한 초고사양 GPU의 수요 폭발은 이전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초고사양 GPU는 엔비디아가 절대적인 공급처다. GPU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는 AI용 GPU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90%를 넘어선다고 집계되는 절대강자다. 현존 AI 시스템 대부분이 엔비디아 GPU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허나 엔비디아의 초고사양 GPU는 이미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에도 불구하고, 광풍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AI 수요 폭발에 공급 역량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더 많은 초고사양 GPU 출하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증가치를 밝히지는 않았다.
인텔, AMD 등도 AI용 반도체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대체재로 역할하기까지는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당분간 AI칩 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AI반도체 부족이 새로운 형태의 AI 활용을 대두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충분한 AI반도체와 AI 활용역량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모델보다 교육하기 쉽고 연산 집약도가 낮은 더 작은 AI 모델 활용 방법을 찾아내거나 GPU(혹은 CPU)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연산방법 개발 등이 관련 플레이어 간 새로운 경쟁요소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련기사
- 클로잇, 네이버클라우드와 MOU…기업용 생성AI 시장 확대 정조준
- 엔비디아, 차세대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공개
- 엔비디아, 생성AI 최적화 ‘RTX 워크스테이션’ 발표
- 생성AI 스타트업 키운다…AWS, ‘생성AI 액셀러레이터 2023’ 론칭
- “아태지역 기업 C-레벨 70%, 생성AI 투자 적극 검토”
- 알리바바클라우드, 대규모언어모델(LLM) 2종 오픈소스로 공개
- 카카오브레인, “기술 공유로 국내 AI생태계 확대 기여”
- 국내 연구진,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 연산 최적화 AI반도체 개발
- AWS, 경영진·실무진 대상 무료 생성AI 활용 교육과정 개설
- “아시아·유럽·중동 대표 통신사 AI연합체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