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10년 최저수준 악몽
프리미엄화 속 아이폰 강세 뚜렷
스마트폰 시장이 10년 내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출하량 기준 8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시장 둔화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2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카날리스는 전년동기비 10%의 감소를, 옴디아는 9.5%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카운터포인트도 전년동기비 8% 감소를 집계하는 등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전분기(1분기)보다는 감소율을 낮추면서 하반기부터는 시장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부분이다.
다만 하반기 반등에도 연간으로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내 최악의 부진을 나타낸다는 것이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측이다.
카운터포인트의 경우, 2023년 출하량을 전년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의 출하량이다.
이러한 침체 속에서 스마트폰의 고급화 현상이 주목된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평균 사용시간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단순 가격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스마트폰의 구매 포인트가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유래 없는 프리미엄폰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프리미엄폰 부분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부분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부문에서의 성장은 출하량 면에서 애플 ‘아이폰’이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예측으로 연결되고 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저가 보급형 제품이 아닌 고가 프리미엄폰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출하량 부분 집계에서는 뒤쳐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매출 기준으로는 애플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가까이(카운터포인트 조사 올해 2분기 기준 점유율 45%)를 차지하는 독보적 1위이지만, 출하량 부분에서는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 개막 이후 단 한 차례도 애플 아이폰이 연간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분기별 집계에서는 신작이 출시되는 3분기, 4분기에 출하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고급화 집중 전략으로 연간 집계에서는 수위에 오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역성장 추세 속에서 프리미엄 부분만이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애플의 연간 출하량 1위 가능성이 강력하게 점쳐진다.
신작 아이폰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삼성과의 출하량 격차가 벌어지던 것이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일반적 모습인데, 올해 2분기에는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가 단 3%에 불과할 정도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카운터포인트는 “2023년은 강한 회복력을 지닌 프리미엄 시장의 최강자로 애플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릴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강한 프리미엄 수요와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출하량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이 출하량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삼성이 지켜왔던 출하량 부분까지 애플에 넘겨주게 됨을 의미한다. 출하량 부분 1위를 수성으로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했던 삼성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의 대항마로 인식돼 왔으나 이미 출하량을 제외한 매출, 순이익 등의 측면에서 삼성은 애플보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기업과의 격차를 신경써야 할 정도로 애플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세계 출하량 1위는 애플과의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우위점이지만, 이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애플은 순익 측면에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발생 이익 중 대부분(카운터포인트 조사 올해 2분기 기준 85%)을 가져가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해왔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돌파에 성공한 프리미엄폰의 증가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애플과의 매출, 순익 격차가 더 커짐은 물론이고 출하량 역전 현상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변수는 새로운 폼팩터인 폴더블폰이다. 애플이 폴더블폰에 대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폴더블폰의 개척자로 시장을 넓히고 있으며, 이는 출하량 1위 수성과 동시에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은 ‘갤럭시폴드’, ‘갤럭시플립’을 통해 지난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 시장에서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세계 위상과 달리 중국시장에서 삼성은 점유율이 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폴더블폰 시장은 예외로, 삼성은 중국 폴더블폰 시1/4 이상을 가져가는 등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이뤄내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도 폴더블폰 침투율이 지속적으로 증대되면서 시장 확대의 발판이 마련됐다. 오포, 비보 등 중국 브랜드에 이어 구글도 ‘픽셀폴드’를 선보이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같은 경쟁 확대는 폴더블폰 생태계 활성화, 그리고 폴더블폰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향후 5년 내 폴더블폰 1억대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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