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날리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두 자릿수 성장 집계
카운터포인트, 2027년 AI스마트폰 10억대 돌파 기대
지정학적 리스크 잠재위협…TSMC 가이던스 하향 '충격'

이달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AT&T 매장에 전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4 [사진=AFP통신]
이달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AT&T 매장에 전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4 [사진=AFP통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뚜렷한 반등을 나타냈다. 2년간의 침체기를 딛고 올해부터 반등이 예상되던 스마트폰 시장은 강한 출하량 증가세를 보이면서 회복 신호를 보였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동기비 1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IDC는 동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8%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는데, 양사 모두 스마트폰 시장이 1분기 회복을 기대케 하는 강한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끈 동력은 인공지능(AI)이다. AI를 탑재해 향상된 가치를 제공하는 AI스마트폰의 등장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장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은 소비자가 기존 기기에서 새로운 기기로 이등하는 교체수요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AI가 이를 해소하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분기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추이 [source=canalys]
분기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추이 [source=canalys]

◆삼성, 갤럭시AI로 시장 1위 탈환
삼성전자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한 점은 AI스마트폰의 인기를 보여주는 척도로 제시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급으로 이동했다.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가격보다 성능으로 이동하면서 중저가폰 수요는 줄어든 반면, 프리미엄폰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비중을 높여간 것이다.

이는 프리미엄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애플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된 반면 삼성전자에게는 위기로 작용했다. 지난 2년간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애플 아이폰은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면서 '출하량 1위'라는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전통적으로 프리미엄급 제품에 집중한 애플은 출하량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에 크게 뒤쳐졌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하량 부문에서 애플의 급성장은 프리미엄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이에 애플은 이익 기준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가져간다고 집계될 정도로 절대적 아성을 구축했다.

하지만, 1분기에는 AI를 기반으로 삼성 갤럭시가 강한 반격에 성공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 갤럭시AI를 탑재해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AI의 이점을 전달하는 온디바이스AI로 사용자경험을 일신함으로써 스마트폰 시장 반등의 선봉장이 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애플 리셀러 매장에서 한 남성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통신]
1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애플 리셀러 매장에서 한 남성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통신]

반면, 애플은 AI 이슈 대응에 실기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애플의 1분기 점유율은 전년동기비 5%p 감소한 16% 수준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전략시장인 중국에서 부진과 더불어 AI 이슈의 늦은 대응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카날리스는 “갤럭시AI를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는 전작의 성과를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며 “갤럭시AI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확장하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운터포인트도 “AI스마트폰은 폴더블폰에 이어 삼성이 선점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두 번째 파도”라며 “프리미엄 시장 뿐 아니라 중저가 시장에서도 AI 적용 확대와 함께 삼성에게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7년 AI폰 10억대 돌파
카운터포인트는 스마트폰에 AI 도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AI스마트폰에 대한 기존 예측을 최근 상향 조정했다.

현재 10개 제조사에서 30여개 AI스마트폰 모델을 선보이는 등 빠른 확산이 보여지면서 기존 예측을 상향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카운터포인트가 예측한 2027년 AI스마트폰 설치기반은 5억2200만대였으나 이번 예측에서는 2027년 10억대 돌파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AI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서 43%로 조정됐다. 

카운터포인트의 수정 전망에서 보급대수가 거의 2배에 가깝게 높아진 반면 AI스마트폰 비중은 단 3%p만 조정됐는데, 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전망치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AI스마트폰의 확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기폭제로 작용,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판매되는 AI스마트폰의 대다수가 600달러 이상 가격대로 예상했으나 내년에는 더 넓은 가격대(400~599달러)에 AI스마트폰이 침투하면서 시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AI스마트폰 전망 [source=counterpoint]
AI스마트폰 전망 [source=counterpoint]

아울러 AI스마트폰은 출하량 뿐 아니라 매출 측면에서도 시장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기대된다. AI를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기기)의 사양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AI스마트폰의 확대로 평균판매가(ASP) 수준도 상향되면서 시장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AI 대응에 미진했던 애플은 6월 예정인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AI 이슈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참전은 AI스마트폰을 본격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동시에 AI를 스마트폰의 필수 기능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며 “전략적 산업 파트너십,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소비자경험 전달이 AI스마트폰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거시경제 악재, 시장 회복 ‘걸림돌’
1분기 뚜렷한 반등을 보였지만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중동지역에서의 분쟁이 고조되는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회복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기대를 모았던 미국 고금리 정책 변화(금리 인하)도 인플레이션 지표의 악화로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AFP통신]
[사진=AFP통신]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실적발표는 이러한 우려를 확인시켰다. TSMC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기록했지만, 향후 전망인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말 TSMC는 스마트폰과 PC 시장 반등, AI데이터센터 수요증대 등 전방산업의 호조에 따른 20% 이상의 성장을 전망했지만 거시경제 악화에 10% 중후반대 성장으로 예측치를 낮춘 것이다.

실적발표 후 대만 증시에서 TSMC의 6.72% 급락했으며, 미국 나스닥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주 금요일(미국시간 19일)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의 하향 조정으로 이어졌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러-우 전쟁과 새로운 불씨가 타오르는 중동지역 위기,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 외부 악재가 스마트폰, PC 등 전방 산업의 회복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발생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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