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성 제어로 전해질 범람 억제, CCUS 상용화 기대

KIST 연구진이 단위전지 체결 전 소수성 은 촉매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KIST]
KIST 연구진이 단위전지 체결 전 소수성 은 촉매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KIST]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포집·수송·저장·활용(CCUS)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화력발전소, 정유·석유화학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전기화학적 CCUS 기술의 필수 매개체인 전해질은 반응 속도와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전해 장치의 환원 전극에서 전해질이 과도하게 흐르는 전해질 범람(electrolyte flooding) 현상은 CO₂가 전극 촉매층에 전달되는 것을 방해해 CCUS 기술의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전해질 범람을 억제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1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오형석·이웅희 박사팀은 KIST 반도체기술연구단 황규원 박사팀, LG화학 노태근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CO₂ 포집 장치의 전해질 범람을 억제할 수 있는 소수성 지질 유기물이 표면에 결합된 은 나노 촉매를 개발했다.

은 촉매는 CO₂를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여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전해질 범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 나노입자 표면에 지질 유기물을 결합해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을 지니면서 주변 반응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은 촉매를 개발했다. 

이렇게 합성된 은 나노입자는 약 7나노(nm) 크기의 정이십면체 구조를 가지며 입자 표면에 소수성 지질 유기물이 균일하게 결합해 있다. 또 기존 단위 면적당 1mg의 촉매량보다 적은 0.3mg으로도 높은 CO₂ 전환 활성을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은 촉매는 균일한 소수성을 지녀 전극 표면에 물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을 방지해 전해질 범람을 억제함으로써 과전압 조건에서도 CO₂ 전환 성능을 유지하고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CT촬영을 통해 전압이 높아지는 조건에서도 전해질의 범람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실제 3.4V의 전압 조건에서 기존 촉매는 약 81.5%의 일산화탄소에 대한 선택도와 12시간의 성능 유지를 보였지만, 새롭게 합성된 촉매는 약 95.5%의 선택도와 50시간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이 개발된 촉매를 활용할 경우 적은 촉매량으로 장기간 전기화학적 CO₂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촉매 비용을 절감하고 교체주기를 늘려 CCUS를 통한 일산화탄소의 생산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팀은 석유화학 공정 등 대규모 생산시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기화학적 CO₂ 전환 실증 시스템 적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KIST 오형석 책임연구원은 “전기화학 시스템에서 내적·외적 요인을 모두 고려한 촉매 합성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LG화학과 함께 진행된 이 연구성과는 향후 전기화학적 CO₂ 전환 기술의 실증 및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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