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배기가스의 저농도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산업현장에서 주요한 원료로 사용되는 일산화탄소(CO)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원다혜·이웅 박사팀과 서울대 황윤정 교수 연구팀이 공장 배기가스 수준의 저농도 이산화탄소를 반응물로 사용해 높은 반응효율로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은 탄소를 줄이는 핵심기술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허나 이 기술은 고순도의 이산화탄소 가스를 반응 원료로 공급해야 한다는 걸림돌이 존재했다.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인 물질이어서 다른 물질로의 전환이 어려워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반응 속도와 효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질소, 산소, 질소산화물 등과 함께 이산화탄소가 약 10% 포함돼 있는데 지금까지는 이러한 저농도의 배기가스로는 충분한 효율을 확보할 수 없었다.
이산화탄소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생성효율이 높은 은(Ag) 촉매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은 촉매를 사용해 고순도(99.99%) 이산화탄소를 전환하면 생성물의 95%가 일산화탄소로 생성되는데 저농도(10%) 이산화탄소를 사용한 경우에는 40%의 일산화탄소와 60%의 수소가 발생한다.
KIST 연구진은 수소 발생을 줄여 일산화탄소 발생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니켈 단원자 촉매를 개발했다.
그간 철, 니켈 등 일반 금속은 귀금속보다는 반응성이 좋지 않아 이산화탄소 전환 촉매로 만들 수 없었으나 단일 원자 형태로 만들면 효율이 높아진다는 최근 연구결과에 착안, 연구팀은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인 후 반응시키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기체 상태 그대로 전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구동 기술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니켈 단원자 촉매는 배기가스 수준의 저농도(10%) 이산화탄소로도 결과물의 93%를 일산화탄소로 생성할 수 있었다. 니켈, 탄소 등 저가의 재료로 촉매를 제작해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원다혜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 및 구동 기술은 저농도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다양한 전기화학적 전환 시스템에 응용될 수 있다”며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기가스를 별도의 정제과정 없이 직접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 (IF:23.101, JCR 분야 상위 3.302%)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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