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타트업 투자유치 총액 급증세 지속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큰손’ 자처
빅테크 투자 열풍에 규제당국 ‘경계’

인공지능(AI) 거품론에도 글로벌 투자금이 AI스타트업에 몰리고 있.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거품론에도 글로벌 투자금이 AI스타트업에 몰리고 있.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글로벌 투자자금은 AI스타트업에 몰리고 있다. AI가 투자금을 모으는 '마법의 단어'로 역할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자본시장 데이터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AI스타트업은 2분기에만 271억달러의 투자금 확보에 성공했는데, 이는 2분기 스타트업 투자액의 거의 절반(49%)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생성AI 분야 스타트업은 올해 268억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해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 총액인 259억달러를 이미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생성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총액은 전년(2022년)보다 200% 증가한 금액이었는데, 이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포지글로벌의 조사에서도 올해 AI스타트업의 투자라운드는 전년보다 평균 140% 증가한 반면, 비AI 분야 스타트업의 투자라운드 평균 금액 증가율인 10%에 그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AI스타트업 xAI는 60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했으며, AI인프라 스타트업 코어위브도 11억달러의 투자라운드에 성공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적으로 10억달러 이상의 투자라운드는 총 6번이 이뤄졌는데, 이 중 5번이 AI스타트업에 의해 이뤄졌다. 

테슬라 CEO이자 xAI 설립자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
테슬라 CEO이자 xAI 설립자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

최근에는 일리야 슈츠케버 전 오픈AI 수석개발자가 설립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도 10억달러 투자라운드에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슈츠케버는 오픈AI의 상업화에 불만을 품고 샘 알트먼 CEO와 대립했던 인물이다. 그가 설립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는 안전한 AI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AI 거품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안전한 AI를 내세운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가 1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투자유치를 이뤄낸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AI에 의한 디지털콘텐츠 무단 학습을 방지하는 스토리프로토콜도 지난달 8천만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AI라는 단어가 AI의 어두운 면을 지적하는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에서도 마법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AI 투자에서 주목되는 또다른 요소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다. AI 시대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AI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픈AI에 대한 MS의 투자다. 지금까지 오픈AI에만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MS는 자사 솔루션 전반에 AI를 결합시키면서 공격적 행보를 펼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도 앤쓰로픽 등 다수의 AI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돼 있는 오픈AI 로고 [사진=로이터]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돼 있는 오픈AI 로고 [사진=로이터]

빅테크들의 AI스타트업 투자는 AI기술 경쟁력 확보 목적으로 풀이된다. 유망 AI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 강화를 꾀하려 하는 것이다. 

물론, AI스타트업에 대한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열풍은 규제당국의 경계감도 커졌다. 비인수거래(non-takeover deals)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규제를 피해 M&A 없이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장치로 투자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AI 에이전트 개발 스타트업 어뎁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핵심 인력들을 사업부에 합류시켰는데, 이는 편법 인수 논란을 촉발시켰다. 구글 역시 캐릭터AI와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 후 핵심 인력들을 채용하면서 편법 비인수거래에 대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AI 거품론에도 AI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까닭은 AI의 시대 도래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AI 선도적 투자자는 평균 16%의 매출 향상과 15%의 비용 절감과 23%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뒀다. 메타(페이스북)는 제3자 쿠키 제공 제한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AI 기반 광고 플랫폼을 통해 맞춤형 개인광고의 성장세를 이끌어내면서 올해 2분기 22%의 매출 향상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AI의 분명한 효능은 AI 시대의 도래를 약속하는 이정표다. 다가오는 AI 시대에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AI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는 스마트업 투자 시장에서 AI를 마법의 단어로 자리하게 한다. 

물론 AI 시대로 가는 길이 탄탄대로는 아니다. 가트너는 비용 증가, 부적절한 위험 관리, 불분명한 사업 가치 등으로 인해 내년 말까지 최소 30%의 생성AI가 개념검증(PoC) 후 중단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또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생성AI의 기여도는 올해 1%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AI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생성AI는 이제 막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모든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생성AI를 결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음은 분명한 현실이다.

한편, AI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때아닌 보릿고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스타트업의 큰손이 되면서 VC의 수익창출 모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커다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VC의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경쟁력 있는 AI기술 확보를 노린 빅테크 기업을 뒷배로 갖춘 AI스타트업은 IPO를 최우선으로 두지 않는 모습이다.

성공한 유니콘 기업의 상장이 화제가 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유명 AI스타트업은 기업 상장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올해 미국에서는 벤처 IPO가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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