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쇼츠 MAU 20억명 돌파…인터넷 문화 소비 트렌드 전환점
관계 기반에서 큐레이션으로 전환, 반응 표출로 콘텐츠 적극 소비층 증가
콘텐츠·커머스 등 격전지 확대 중이나 산업 안착은 두고봐야
텍스트에서 오디오, 오디오에서 비디오로 세대가 넘어간 지 어느덧 반세기가 넘었다. 이제는 그 비디오 중에서도 숏폼(Short-Form)의 시대다.
숏폼 콘텐츠는 짧게는 10초에서 길어도 60초 이내의 영상이 반복적으로 재생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콘텐츠를 확인하기 쉽고,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콘텐츠 노출이 용이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재생 시간은 짧으나 임팩트는 오히려 강력하다. 이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세대 전환과 맞물리면서 엄청난 사회 변화로 옮아가는 중이다. 자본에 민감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순발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스타트업에게는 꼭 살려야 하는 기회임에 분명하다.
데이터 수집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쇼츠 월간활성유저(MAU)는 지난해 평균 20억명을 넘어섰다. 월간 유튜브 전체 이용자 수가 25억명인 것을 감안하면 쇼츠의 점유율은 3/4을 넘어서는 수치다.
유튜브는 국내에서도 쇼츠를 앞세워 올해 1월 기준 4,537만명의 MAU를 기록하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을 제치고 소셜미디어(SNS)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인스타그램 역시 지난해부터 MAU 20억명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핵심 기능이자 ‘릴스’로 명명된 숏폼 영상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년비 증가율 25%를 기록하면서 앞으로의 성장세 또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숏폼의 상징과도 같은 틱톡의 경우 소비자 지출 기준으로 2021년 10억달러를 처음 넘어선 이래 2022년 33억달러, 지난해 38억달러로 계속해서 치솟는 중이다. 한국은 글로벌 틱톡 사용자 수 순위에서 세계 20위권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올해 4월 사용자 70만명을 넘어서면서 인기 급상승 앱 2위를 기록했다.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인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서서히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틱톡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숏폼 열풍이 주는 메시지는 새로운 세대의 인터넷 문화가 본질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숏폼 소비 방식은 전통적인 SNS의 그것과 다르게 팔로우 관계보다는 인공지능(AI) 추천에 기반한다. 이는 SNS에서 소셜과 미디어를 분리하고 있으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서 미디어의 성격을 강화한다.
참여 방식도 달라졌다. 숏폼 동영상에 댓글이 아니라 또 다른 숏폼 동영상으로 자신의 반응을 나타내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쇼츠를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숏폼 소비와 참여의 확대는 다양한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숏폼의 이러한 사회·경제적 영향력,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영향력은 크고 작은 서비스 기업과 플랫폼들이 숏폼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카카오·당근마켓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숏폼 활용에 뛰어들었고, 이는 스타트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 주목받는 숏폼 분야는 드라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편당 1~2분 가량으로 만들어지는 짧은 드라마를 쏟아내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용 플랫폼 개발에 나서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또한 숏폼의 격전지다. 라이브커머스나 상품 관련 영상을 1분 내외로 만든 숏폼 커머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쿠팡을 비롯한 홈쇼핑 플랫폼이 시작이었지만 현재는 중소형 e커머스 혹은 중소상공인들의 자사몰에서도 숏폼커머스를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여기에서도 스타트업들은 고화질 숏폼커머스를 빠르게 재생시키거나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들의 숏폼커머스 활용을 지원한다.
리서치앤마켓츠는 글로벌 숏폼 관련 시장규모가 2021년 432억달러에서 2026년 1,350억달러로 연평균 25.6%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해외에선 숏폼커머스로 유니콘이 된 기업도 탄생했다. 국내에서도 숏폼 드라마 플랫폼, 숏폼 기반 e커머스 솔루션에 대한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숏폼 열기를 두고 일시적 유행이 아닌 앞으로 콘텐츠와 서비스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메가 트렌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반론 역시 없지는 않다.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시장이 언제 완전하게 만개할지, 또 지속가능한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행을 넘어 ‘산업’으로서의 완연한 성장과 안착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숏폼의 유행은 아직 현재진행형인 데다 새로운 디지털 세대의 등장을 감안하면 파급력은 쉽게 수그러들 것이라 보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산업의 판도가 이렇게 빠르게 또 대대적으로 바뀌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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