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글로벌 IaaS 신성장동력 제공
하이퍼스케일러, AI데이터센터에 투자 집중

지난해 5월21일(현지시간)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컨퍼런스 현장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가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통신]
지난해 5월21일(현지시간)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컨퍼런스 현장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가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통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실망감’이었다. 특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은 핵심 성장 분야로 여겨지는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실적발표 직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허나 클라우드 시장이 여전히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클라우드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률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650그룹은 지난해 하이퍼스케일러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 수익 성장률이 검색과 소셜을 앞지르는 성과를 보였다고 집계했다. 카날리스 또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IaaS 시장은 86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전년동기비 20%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았을 뿐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일례로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 선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비 19%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4분기의 성장률(13%)을 상회하는 수치다.

구글클라우드(GCP)의 경우에도 전년비 30%라는 고속 성장세를 보였으며, MS 역시 클라우드 매출 19%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전분기(3분기)에 비해 성장률이 낮아졌거나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시장의 실망감으로 나타났을 뿐 클라우드 분야의 고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경우에는 클라우드 성장률이 3분기 35%에서 4분기 30%로 낮아진 점이, MS는 애저 부문의 성장이 시장 기대치(33% 성장 전망)보다 낮은 수준(31%)을 나타낸 것이 우려를 낳았을 뿐 전반적인 클라우드 성장세는 유지됐다. 

시장 전체로 볼 때에도 4분기 전세계 IaaS 성장률 20%은 2023년 4분기 성장률(19%)을 상회(+1%p)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즉, 높은 시장기대치 충족에 어려움을 겪었을 뿐 클라우드 시장의 먹구름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평가된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성장 견인 키워드는 인공지능(AI/ML)
지난해 전세계 IaaS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달러의 벽도 돌파했다. 카날라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IaaS 시장은 3,213억달러(약 462조1900억원)로 전년(2,677억달러)대비 20%의 성장을 나타냈다.

올해에도 이러한 고속 성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ML)의 활성화가 클라우드 활용을 더 가속화하면서 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은 모두 지난해 AI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수익을 보고했는데, AI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러는 2025년에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증가하는 수요에 발맞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은 4분기 시장기대치 충족에 실패한 원인을 용량 제약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AI데이터센터 증설 등 설비투자를 확대해 AI의 수혜를 흡수하고, 더 빠른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4분기 전세계 상위 3대 공급업체 IaaS 시장 점유율 [source=canalys]
4분기 전세계 상위 3대 공급업체 IaaS 시장 점유율 [source=canalys]

실제로 클라우드 시장 리더인 AWS는 AI/ML의 기술 발전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1월부터 특정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의 수명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으며, 최근에는 오하이오와 조지아에서 AI 중심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등 AI/ML 관련 투자를 확대했다.

AI/ML 이슈 대응을 위한 AWS의 자본투자액은 올해에만  1,0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투자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MS 역시 올해 800억달러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구글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약 750억달러에 달하는 자본 지출 계획을 밝히는 등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MS는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개의 애저 가용성 영역 확장을 발표하고, 폴란드에서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7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구글은 지난해 말 멕시코 리전을 발표해 전세계 클라우드리전을 41개로 확대했다. 

이와 동시에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새로운 AI 모델 확장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AI 분야에서는 중국의 딥시크가 선보인 ‘딥시크R1’이 높은 비용효율성으로 주목받았는데 AWS, MS 등은 즉시 딥시크R1을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에 통합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인 바 있다. 

650그룹은 올해 AI/ML 대응을 위해 AI데이터센터에 대한 기록적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AI/ML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서버와 네트워킹 아키텍처가 확산되고, 다수의 SaaS 공급업체가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IaaS를 선택하면서 IaaS 시장 확산과 AI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시장을 살찌울 것이라는 기대다. 

650그룹은 “지난해 IaaS는 새로운 성장의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AI/ML이 컴퓨팅과 네트워킹, 스토리지가 배포되는 방식을 변화시키면서 클라우드 부문의 자본투자가 급증하고,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IaaS 상위 3대 공급업체 점유율 추이 [source=canalys]
전세계 IaaS 상위 3대 공급업체 점유율 추이 [source=canalys]

◆상위 하이퍼스케일러 영향력 강화…합산 점유율 64%
한편 지난해 AWS, MS 애저, GCP 등 상위 3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시장 과점은 더욱 강화됐다. 4분기 3사 합계 매출이 시장 평균을 넘어서는 25%의 성장을 달성하면서 합산 점유율을 64%까지 확대한 것이다. 

시장 리더인 AWS는 4분기 매출 1,000억달러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33%의 시장점유율을 지켰다. 특히 AWS는 4분기 19%의 성장률을 기록, 한때 10% 초반까지 낮아졌던 성장률을 2023년 하반기부터 다시 반등세로 돌렸음을 확인시켰다. 

MS 애저는 4분기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위 자리(점유율 20%)를 지켰다. 시장평균보다 앞선 성장률로 시장 1위인 AWS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인 점도 성과다. 특히 MS는 AI 서비스가 전년동기비 157%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AI/ML의 긍정적 기여도를 입증했다. AI 서비스는 MS 애저 성장 중 13%를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월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 현장에 새겨진 구글 로고 [사진=AP통신]
지난해 2월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 현장에 새겨진 구글 로고 [사진=AP통신]

시장 3위인 GCP는 전년동기비 32%의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상위 3대 공급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시장점유율은 11%로, GCP는 지난해 말 선보인 TPU로 구동되는 ‘제미나이2.0’으로 성장의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중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발표한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 매출은 7조3900억원으로 전년비 27% 증가했는데, 이는 2021~2022년 매출 증가율(19%)보다 8%p 상승한 수치로, 빠른 시장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주요 클라우드 공급업체(CSP)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발빠른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KT클라우드의 경우, 4분기 2,2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동기비 21%의 성장을 달성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7,832억원으로 15.5%의 고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4분기 전년동기비 41% 증가한 1,776억원의 매출로, 연간 5,637억원 매출을 달성(전년비 26% 성장)했으며, NHN클라우드도 4분기 전년동기비 50% 성장한 1,185억원을 기록하고, 연간 매출 4,143억원(12.6% 성장)을 기록해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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