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부과 따른 업계 영향 긴급 점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한국산 수입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정부가 긴급 민관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안덕근 장관 주재로 미국 관세 조치 대책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주요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단체, 국책 연구기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회의에서 정부는 미국이 발표한 25%의 상호관세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등 대미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10∼49%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상호관세는 기본관세(5일 시행)와 이른바 개별 관세(9일 시행)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 더해 중국·일본·유럽연합(EU)·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도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런 내용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다른 국가를 향해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며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이다.
또 ▲태국에는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5%로 베트남, 중국, 대만, 인도 등보다는 낮지만, 일본·말레이시아, 유럽연합(EU), 영국 등보다는 높다.
미국이 지난달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날 전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던 한국의 수출 산업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FTA가 사실상 백지화된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국가적 리더십 공백에서 글로벌 통상 전쟁이 격화되고 있어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년도보다 10.4% 증가한 1,278억달러, 대미 무역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이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입 규모 기준으로 한국은 올 1월 10위(전체 물량 중 3.4%)를 기록했다.
정부도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업종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수출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는 한편, 현지 생산 확대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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