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영 CTK코스메틱스 공동대표, “풀서비스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source=ctk cosmetics]
[source=ctk cosmetics]

“전세계에서 당장 전쟁이 발생해도 망하지 않는 산업이 있다면 화장품(Cosmetic) 산업이다.”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인간의 꾸미고자 하는 욕구만큼 소비시장을 견인하는 강렬한 동기는 없다. 1970년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장 보드리야르는 대표 저서인 ‘소비의 사회’에서 “기호적 재화가 물질적 재화의 가치를 넘어선다”고 언급하며 “최고의 기호적 가치는 육체”라고 말했다. 

사회학자의 십수년 전의 예언을 반영하듯 전세계 화장품 시장도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전세계 화장품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4487억달러로 연평균증가율 2.7%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년 기준으로 전세계 패키지소프트웨어(SW) 시장규모의 70%대, 게임SW 시장의 2.3배를 차지하는 수치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높인 제품을 판매해왔던 로드샵을 거점으로 하는 시장에서 구매/배송대행, 직구/역직구와 같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로 확대되면서 국가/지역 간 경계가 허물어져 경쟁도 치열해졌다.

P&G, 유니레버, 로레알 등 리딩기업은 가치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몸집을 키워 시장대응에 나서고 있다. BTS, 블랙핑크를 앞세운 K팝(K-POP)에 전세계가 열광하듯 관련 업계에서 소비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시장에서 K뷰티(K-Beauty) 강소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01년 설립한 씨티케이코스메틱스(CTK코스메틱스)는 글로벌 화장품시장 트렌드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을 기획-개발-공급하는 기업이다. 약 1천여개의 파트너와 체결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맞춤형 제품을 다수의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자체 생산공장 없이 클라이언트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면 제품의 기획-연구개발-유통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공급한다. 회사는 이를 ‘풀서비스’라고 부른다. 화장품 매출의 99%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와 팬데믹이 견인한 비대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클라우드 전문가집단인 디지포머싸스랩(Digiformer SaaSLAB)과 디지털전환(DT)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 회사는 약 5TB 분량의 데이터를 포함, ‘모든 자산(Asset)의 디지털화’에 성공했다.

6개월에 걸쳐 진행된 DT 프로젝트를 완료하면서 경영 전반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원의 가용성을 비약적으로 높였고 각 부서별, 또 뉴욕과 LA, 파리, 대만에 위치한 브렌치와 자원을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업무환경도 구현하면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도 준비 중이다. 

IT비즈뉴스(ITBizNews)는 씨티케이코스메틱스에서 화장품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최선영 공동대표와 만나 DT 프로젝트의 핵심인 ‘자산의 디지털화’를 위한 여정과 미래 플랫폼 사업 전략을 들어봤다.

최선영 씨티케이코스메틱스 공동대표
최선영 씨티케이코스메틱스 공동대표

- 아래는 최선영 씨티케이코스메틱스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

Q. 관련 업계에서 ‘풀서비스’라는 개념은 조금 생소하다
A.
생소할 수 있다. 보통 화장품업계의 기업이라 하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자체 생산설비를 통해 제품을 생산-유통한다. 

클라이언트가 생각하는 콘셉의 제품생산을 우리에게 의뢰하면,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원료의 선정부터 제품의 타입, 이에 맞는 용기(패키징), 생산과 유통에 이르는 풀사이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구체화해주는 일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화장품 제조생산기업(ODM/OEM)이 힐튼이나 하얏트와 같은 호텔체인이라면 우리는 익스피디아와 같은 중계(플랫폼)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IR을 통해 자주 비유하는 대목이다.

Q. 일반 제조생산기업의 ‘디지털화(DT) 니즈’와는 다른 영역같다. DT프로젝트에서 어떤 점에 주목했나
A.
모든 기업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게다. 핵심은 우리가 보유해 온 데이터의 가용성 확보, 즉 모든 자산(Asset)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의 확보가 핵심이다.

그간 사용해왔던 전산시스템의 경우 유연성이 떨어지고 유지보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경영진단 결과 약 20여개의 문제점이 나왔다. 가장 큰 이슈는 폐쇄화(silo)돼 있던 데이터를 공유하고 가치/비가치 데이터를 분류하는 일이었다.

모든 기업은 각자의 사업영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무기로 비즈니스를 한다. ERP, CRM 등 IT인프라 없이 경쟁하는 기업은 없다. 

물론, 모든 기업이 각사의 영역에서는 전문가이겠지만 IT에 대한 이해도를 IT전문가에 견줄 수는 없다. DT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 관련 영역에 대한 이해도 높은 파트너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젝트는 디지포머싸스랩과 협업했다. 기업문화를 재정립하고, 일하는 방식과 업무환경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통일하면서 유연성을 높이는 데 우선 집중했다.

부서 간 장벽을 없애고, 실시간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두 달에 걸쳐 백데이터를 클라우드(G-Suite)로 마이그레이션해 업무생산성을 높였다.

어디에서나 접근할 수 있어 공동작업을 통한 생산성이 향상됐고 실시간으로 크로스체크할 수 있게 되면서 효율성도 크게 늘었다.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도 변했다. 부서별 폐쇄적으로 오갔던 데이터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회의시간에서도 바로 데이터에 접근해 파일을 공유하고 있으며 만족도도 높아졌다.

비즈니스 전략의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source=pixabay]
비즈니스 전략의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source=pixabay]

회사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매년 사업계획을 추진하는 데 통계화·구조화된 경영정보가 없다면 엄청난 시간이 들어간다. 이 점은 세일즈포스로 마이그레이션하면서 해결했다.

프로젝트별 데이터를 모으고 협업 툴을 도입하면서 데이터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유의미한 지표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Q. 디지털화의 핵심은 ‘진단’이 아닌 ‘대응’이다. 미래전략에도 반영돼야 한다
A.
기존에 사용했던 인프라의 문제점을 진단-해결하면서 시간과 비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클라이언트의 머릿속에 담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게 핵심이다.

화장품 원료, 제조생산업체, 용기/패키징 업체 등 회사가 보유한 서플라이체인(SC) 데이터를 가시적으로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업무환경이 구축되면서, 그간 내부에만 존재했던 ‘플랫폼’ 영역으로 외부로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본격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Q. 회사가 추구하는 ‘플랫폼’ 사업이 뭔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CTK 클립’ 프로젝트를 이달 초 킥오프했다. 우리가 보유한 약 1천여개의 제품을 인터넷 환경에서 가상환경에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원료면 원료, 제품의 형태(포뮬러)면 형태, 생산하고자 하는 제품 이미지에 맞는 패키징, 생산과 유통까지 모두 가상환경에서 선택-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 마켓플레이스다.

알다시피 코로나 팬데믹이 전세계 경제시장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나. 직접 대면하는 업무와 관련된 미팅은 제한됐고 국경은 폐쇄됐다. 

재택근무, 원격교육과 화상회의에 대한 필요성은 대다수 사람들이 그간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처럼 빠르게 적용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을 게다. 오히려 재택근무로 인한 업무생산성 저하, 보안 문제와 같은 네거티브 이슈에 집중하는 이들도 많았다.

물론, 모든 이슈가 해결되지는 않았으나 빠르게 관련 문화가 정착되고 있지 않나. ‘기원전(B.C)’과 ‘기원후(A.D)’의 용어가 ‘코로나 발생 전(Before Corona, B.C)’과 ‘전염병 발생 후(After Disease, A.D)’로 치환된 것처럼 팬데믹이 또 다른 기회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

그럼 락다운된 상황에서 서플라이체인(수출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상/비대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환경에서 이들 기업을 연결하고 클라이언트-생산자 모두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은 현재까지 시장에 없다.

전사적 디지털화를 위한 4대 요소인 기업문화 재정립, 클라우드 환경(G-Suite/Salesforce)을 도입하면서 자원의 실시간성/가용성을 높이는 데 성공하면서, DT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이자 주 목적인 새로운 디지털비즈니스(CTK 클립)를 구현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올해 말까지 CTK 클립 플랫폼이 구축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이 플랫폼으로 매출도 약 30%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장품은 전세계 트렌드를 견인하는 핵심 소비재이자 키워드다. 관련 산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TK 클립은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마켓플레이스다. 패션(Fashion)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패션(Passion)을 다해 성공적으로 이뤄내고자 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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