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SW 최적화, 무역분쟁 이슈로 타격 無
저전력 고성능 미세공정기술 고도화로 비용효율성 개선

애플,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자체 설계에 나서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
애플,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자체 설계에 나서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실리콘(Chip)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텔, 엔비디아 등 칩셋 제조사의 범용 칩셋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반도체 설계에 나서면서 서비스, 제품 최적화에 나서고 있다. 

애플 M1 프로세서가 대표적이다. ARM 아키텍처를 활용해 애플이 자체개발한 M1 프로세서는 강력한 성능으로 맥북 인기를 뒷받침하면서 노트북PC 시장에서 애플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최근 ARM 칩 기반 노트북 시장이 올해 전년비 매출 기준 3배, 출하량 기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맥북에어, 맥북프로 등에 M1칩을 탑재한 애플이다.

애플은 ARM칩 기반 노트북 시장 80%의 점유율을 과시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2분기 PC 시장조사에서도 애플 맥 시리즈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출하량 60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M1 프로세서를 발표하면서 2년 내 맥북과 아이맥 모두에 인텔 프로세서를 걷어내고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를 탑재할 계획을 밝힌 애플은 올 상반기에 아이맥 24인치 모델까지 M1 프로세서 적용을 확대했다.

팀 쿡 애플 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특별 이벤트에서 자체 설계한 2세대 실리콘 M1프로/맥스가 탑재된 새로운 맥북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EPA]
팀 쿡 애플 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특별 이벤트에서 자체 설계한 2세대 실리콘 M1프로/맥스가 탑재된 새로운 맥북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EPA]

인텔 기반 제품군은 27인치 아이맥과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PC인 맥프로만 남은 상황으로, M1의 성공으로 애플의 탈인텔 계획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애플은 10월 스페셜이벤트 행사에서 M1보다 최대 70%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는 M1프로, M1맥스를 선보여 자체 설계 칩 개발 가속화에 힘을 실었다.

애플이 M1프로, M1맥스를 선보인 다음날, 구글은 자체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텐서’를 탑재한 ‘픽셀6’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소문이 무성했던 구글의 자체칩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구글은 확대되고 있는 인공지능(AI/ML) 기능을 위해 텐서의 개발 배경을 설명하면서 텐서를 통해 스마트폰의 AI/ML 기능이 한층 강력해져 스마트폰을 더  똑똑하게 만들고, 사용자 경험을 혁신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구글은 또한 크롬북에서도 자체개발칩 탑재 계획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Nikkei)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이 2023년 자체개발칩 크롬북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구글이 설계한 모바일AP '텐서'. 구글은 AI/ML 처리에 초점을 맞춰 설계한 AP로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할 것으로 자신했다. [이미지=구글]
구글이 설계한 모바일AP '텐서'. 구글은 AI/ML 처리에 초점을 맞춰 설계한 AP로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할 것으로 자신했다. [이미지=구글]

애플, 구글 외에도 다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2015년 반도체 개발기업 안나푸르나랩스를 인수하고 서버용 프로세서 ‘그래비톤’과 AI 프로세서인 ‘인퍼런시아’를 개발, 자체 적용하고 있다. 

맞춤형 AI칩을 자사 전기차(EV)에 탑재해 온 테슬라도 자체칩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8월 개최한 ‘AI데이’에서 테슬라는 슈퍼컴퓨터용 AI칩 ‘D1’을 선보였다. D1은 함께 발표된 슈퍼컴퓨터 플랫폼 ‘도조’에 탑재돼 자율주행 성능 고도화 작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텔과 오랜 동반자 관계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프로세서 자체개발에 나섰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블룸버그, 폰아레나 등이 몇 차례 MS의 자체 칩셋 설계를 보도한 바 있다. 이미 2019년 서피스에서 퀄컴과 협력해 커스텀 칩을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MS의 칩셋 개발은 설득력이 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 바이두, 알라바바 등도 칩셋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바이두는 2019년 AI 칩셋 ‘쿤룬’을 개발했고 2019년 ‘쉬안테910’과 ‘한광800’을 발표한 알리바바도 ‘이텐910’이란 서버용 칩을 공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페이스북도 가상현실(VR), 데이터센터용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제프 장 다모아카데미 대표 겸 알리바바클라우드 인텔리전스 대표 [source=alibabacloud]
제프 장 다모아카데미 대표 겸 알리바바클라우드 인텔리전스 대표 [source=alibabacloud]

이처럼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의 칩셋 활용에서 벗어나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인 칩셋 설계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까닭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반도체 자체 설계는 특성에 맞는 맞춤칩으로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으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에도 더 유리하다. 맞춤형 칩셋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 아래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자체칩 개발 전선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더해 탄소중립(넷제로)이라는 시대적 화두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맞춤형 칩은 필요한 작업만 수행하기 때문에 더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을 지닌다. 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경우, 클라우드 서버에 맞춤형 칩을 적용하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더욱 수월하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대란은 자체칩 열풍을 한층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반도체 대란은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망 재점검에 나섰고 범용 칩셋보다 자체칩의 확보를 우선순위에 올려놓게 했다는 것으로 자체칩 개발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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