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효율성·보안성 강점, “오픈소스로 중립성 훼손 없이 누구나 쓴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불발되면서 저전력 반도체 설계자산(IP)인 RISV-V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불발되면서 저전력 반도체 설계자산(IP)인 RISV-V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연결 사회로 가속화되면서 저전력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위한 반도체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시스템의 핵심인 ‘반도체’는 낮은 전력소비로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저전력 기반의 고집적화 추세로 진화하는 가운데, 저전력 반도체 설계자산(IP)의 대명사인 ARM의 대항마로 오픈소스 설계자산인 리스크-V(RISC-V)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IoT/웨어러블 기기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반도체의 두뇌역할을 하는 것은 코어(CPU)로, 현재 전세계 저전력 반도체 IP의 약 90%가 ARM의 코어IP를 사용하고 있다.

ARM의 코어IP는 수정이 어렵고 로열티 부담이 있어 RISC-V 기반 칩이 CPU 제조·설계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RISC는 x86 아키텍처(CISC)와 달리 축소명령어집합컴퓨터(RISC) 기반의 최적화된 CPU 아키텍처로 소규모 서버나 임베디드 시스템에 탑재되는 코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RISC-V는 무료 개방형명령어집합(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SA)으로 비용 없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도(소스)를 공개하고 있다.

2010년 미국 UC버클리대학에서 최초 개발이 시작됐으며 2015년 RISC-V 파운데이션이 공식 오픈하면서 전력대비 효율성이 높은 코어 개발이 가능해 ARM을 대체할 유력한 아키텍처로 주목받고 있다. ‘V’는 UC버클리에서 개발한 5세대 메이저 버전이란 뜻이다.

RISC-V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점, 원하는 IP만 선택해 설계복잡성을 줄이고 맞춤화된 애플리케이션 디자인 설계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점을 든다. 다양한 운영체제(OS)도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무겁지 않고, 가볍게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UC버클리대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사이파이브(SiFive)와 같은 기업은 RISC-V 기반의 설계회로의 IP를 판매한다. 메모리반도체 거대기업인 웨스턴디지털(WD), 일본 반도체기업인 르네사스도 RISC-V 도입에 적극적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 연례 기술 컨퍼런스 현장에서 RISC-V를 활용한 자체 설계 CPU인 ‘셴티에(XuanTie)’의 IP를 깃허브(Github)와 같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무료 개방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리눅스, 안드로이드, 자체 운영체제(알리OS), 실시간운영체제(RTOS) 등 다수의 OS를 지원하는 셴티에 IP 관련 소프트웨어도 공개하고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맞춤형 코어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협의체인 RISC-V인터내셔널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구글, 퀄컴, 화웨이 등 2천여개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RISC-V 기반 칩을 제조하는 파운드리 부문에 인텔도 합류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불발되면서 관심도가 커졌다. 2020년 9월 그래픽프로세서(GPU) 강자인 엔비디아가 ARM의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관련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가 CPU 코어IP를 보유한 ARM의 인수를 추진한 점, 반도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규모의 딜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반도체 설계도인 설계자산(IP)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이 고객사다. 전세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대부분에 ARM의 IP가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ARM의 IP를 탑재한 반도체는 2천억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칩 제조를 위해 관련 업계에 IP를 공급해 온 ARM이 특정기업에 인수되면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고, 요인은 다르지만 지난해 발생한 공급망 이슈가 또 다른 이유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source=semico research]
[source=semico research]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소스인 점과 함께 전력효율성과 높은 보안성도 RISC-V에 주목하는 이유다.

카운터포인터 자료에 따르면 2025년께 RISC-V 기반 IoT 애플리케이션은 2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12%,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전장시스템)에서는 점유율을 10% 정도로 내다봤다.

세미코리서치는 올해 RISC-V를 활용한 반도체 출하량은 2억6170만개로 전년비 2.1배 증가하고 2027년께 약 28억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시스템인패키지(SiP) 부문에서는 동기간 34.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T비즈뉴스(ITBiz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