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전기차 보조금 요건 완화 등 동맹국 상호이익 도모해야

지난해 8월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칩스·과학법인 H.R 4346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AP통신]
지난해 8월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칩스·과학법인 H.R 4346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AP통신]

미국정부가 첨단전략산업 및 미국 내 생산기업을 지원하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이 7일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별로 한·미 양국 간 동맹국으로서 상호 협력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고 ‘한미 경제협력 이슈’를 제시했다.

미국이 반도체, 전기차(EV) 등과 같은 핵심산업에서 자국 내 생산 비중을 높이고 공급망도 북미 위주로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에 미국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동맹국인 한국에 불합리한 요건이다. 

한국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은 자국 내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건으로, 한경연은 해당 보조금 요건 완화 등을 통해 양국의 상호이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근거로 자국 내 반도체 생산기업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칩4 동맹’ 등에 따른 한미 간 협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2020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기업이 발표한 미국 내 투자계획은 40여건, 총 투자규모는 2천억달러(약 247조36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경연은 “한국 반도체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미국 반도체 지원법의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초과 이익 공유 등 보조금 신청 요건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광물과 배터리 부품 요건에 대해서 FTA 체결국에서 동맹국으로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며 “배터리,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의 한국기업과 미국기업 간 기술 개발과 투자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터리의 경우, 한국은 배터리 기업과 미국 글로벌 완성차OEM의 합작투자를 통한 협력이 늘어나는 추세를 이용해 북미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미국은 자국 내 투자 및 생산시설 확대 효과를 기대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한미 기업 간 공급계약 확대 및 기술개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꼽았다. 

미국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삼성D)와 LG디스플레이(LGD)에 3500PPI 수준 올레도스 제작을 요청했고, 삼성D는 OLED 핵심소재 독점기업인 UDC와 공급계약 연장 및 소재 공동개발 등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과 OLED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지식재산권(IP) 보호에 대한 한미 협력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바이오 분야에서는 연구개발 및 제조 분야 파트너로서 한국기업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9월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생산 이니셔티브’ 출범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위탁받은 국내 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칠 이슈로 자리하고 있어 양국 정부 간 채널을 통해 한국기업의 미국시장 진출 지원과 양국 간 기업의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수소 에너지 영역은 한미 정부가 청정수소인증과 기술기준, 표준 등 관련 제도의 정비와 함께 미래 국제수소 거래 활성화 방안 주도하고 민간 분야에서 기술과 투자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고 강조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이 될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에 있어서는 한미 기업 간 AI, SW, 클라우드 기술협력 등을 통한 선행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보틱스 영역은 대해서는 민간 기술 교류 강화와 정부 간 대화채널의 정례화가 필요하며 한미 양국 간 투자는 물론 국내에 기업 간 리서치센터 설립과 관련 장비업체 유치를 유도하는 등 미국 원천기술 도입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우주개발 최강국인 미국과의 협력에 나서 한·미 동맹을 우주까지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분야의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록히드 마틴과 컨소시엄 결성해 50조원이 넘는 경제효과가 예상되는 미국 공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 사업(ATT)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미·중 간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은 필수”라며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가 기술협력과 투자로 이어져 양국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고 양국 간 상호이익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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