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메타 등 월가 예상치 상회한 호성적
훈풍 속 글로벌 경기침체 경계 목소리도 여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침체된 시장에 대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AFP통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침체된 시장에 대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AFP통신]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1분기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시장 반등의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던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은 시장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키고 있다.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선 실적을 기록하면서 얼어붙었던 시장의 심리를 녹인 가운데 지난주 애플도 시장의 예측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해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이에 더해 사상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던 메타의 반등까지 이어지면서 가라앉았던 IT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빅테크 기업 중에서는 가장 최근 실적발표를 진행한 애플은 2023 회계연도 2분기(1~3월) 전년동기비 2.5% 감소한 매출 94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 회계연도 1분기(2022년 10~12월)에 이어 2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연속 분기 매출 감소는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또 애플은 순이익도 241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비 3.4% 감소를 기록했다.

1분기 실적은 표면적으로는 부진한 결과로 보이나 시장은 환호했다.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적발표 이전 애널리스트들은 929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전망했지만,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순익의 경우에도 월가에서는 주당 1.43달러를 기대했지만, 이를 넘어선 1.52달러를 나타냈으며, 마진율 역시 예상치(44.1%)를 소폭 뛰어넘는 44.3%를 기록했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 매출의 반등이다. 아이폰은 매출은 5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비 1.5% 증가한 수치이며, 488억4000만달러의 시장전망치도 넘어선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폰의 반등은 그동안 애플을 괴롭혔던 공급망 문제가 완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15%의 감소세 속에서 아이폰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에 주요 제조공장이 위치했던 아이폰 공급 불안을 가져왔지만, 중국정부의 코로나 정책 완화에 따라 애플을 괴롭히던 공급망 불안이 해소된 신호로 풀이되는 것이다.

서비스 사업 부문의 성장도 호재다. 서비스 사업은 앱스토어와 라이선스 매출, 구독 서비스를 포함하는데, 이 부문에서 전년비 5.5% 증가한 209억달러의 매출을 보고했다. 구독을 포함한 서비스가 미래 IT의 모습을 전망되는 점을 감안할 때 서비스 부문의 실적 호조는 애플의 향후 전망을 높였다.

이러한 실적 호조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실적발표 다음날(현지시간 5일) 나스닥에서 애플의 4.69% 상승하면서 긍정적 시장 반등을 입증했다. 4.69%의 주가 상승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며, 5일 종가인 173.57달러는 9개월 만의 최고가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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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보다 앞서 실적발표를 진행한 구글, 아마존, MS 등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알파벳(구글)은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2.6% 증가한 697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689억6000만달러를 넘어서는 결과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영업익을 달성한 것이 고무적이다.

아마존도 1분기 전년동기비 9% 증가한 1,27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예측인 1,245억달러를 상회했으며, 순익도 시장전망(22억4000만달러)를 넘어선 32억달러를 기록했다.

MS의 경우에도  1분기 전년동기비 7% 증가한 528억6000만달러의 매출과 9% 증가한 183억달러의 순익을 달성했다. MS의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측을 상회하는 성적이다.

가장 극적인 반등은 메타(페이스북)다. 메타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3% 증가한 28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측을 넘어설 뿐 아니라 3분기 연속 감소 이후 이뤄진 반등으로 주목된다.

메타의 순익도 2.20달러로 시장 컨센선스인 2.02달러를 넘어섰으며, 일간활성사용자(DAU)도 전분기 20억명에서 20억4000만명으로 최근의 감소세를 딛고 반등했다. 

지난달 말부터 진행된 빅테크들의 실적발표에서 이어지고 있는 호실적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훈풍을 불어넣는 등 얼어붙었던 시장 기대감을 회복시키고 있다. 특히 연속 분기 매출 하락에서 벗어난 메타의 주가는 실적발표 다음날인 4월27일(현지시간) 13.9% 급등하는 등 시장의 훈풍을 보여줬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이에 더해 최근 기록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오던 미국 연준의 광폭 행보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것도 테크 기업의 성장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은 ‘빅스텝’, 혹은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불리우는 금리인상을 진행했는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급격한 정책 집행에 대한 역작용에 대한 경계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금리 인상의 끝이 다가왔다는 관측이 우세하며, 금리 인상 정책의 변화는 기업의 투자 여력을 증대시켜 테크 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챗GPT(Chat 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경쟁이 다양한 영역으로 급격히 확대되는 점도 IT 투자를 확대시키는 호재로 기대된다. 

물론 지나친 기대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지만, 이는 낮은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을 뿐 글로벌 경제가 호전된다는 더 명확한 신호가 필요하다는 경계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아마존의 경우에는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지만,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고속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 1위 사업자인 AWS는 1분기  214억달러 매출로 전년동기비 16% 증가했지만, 전분기 20%의 성장에 비해 4%p 감소했으며, 5분기 연속으로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모습이다.

[사진=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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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부문에서 첫 흑자를 기록한 구글은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 부문에서 2분기 연속 감소라는 불안 요소가 있다. 

애플은 맥과 아이패드의 매출이 크게 감소(아이패드 -13%, 맥 -31%)하는 악재가 존재한다. 특히 자체개발 M 프로세서 탑재 이후 승승장구했던 맥은 30% 이상 매출이 감소하면서 추락했는데, 애플은 맥의 부진은 인플레이션, 경기 불황 등 전세계적인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1분기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부진을 기록했다. 1분기 인텔의 매출은 117억달러로 시장 예측을 상회했지만, 27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AMD도 1분기 1억39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퀄컴은 17억달러의 흑자를 지켰지만,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비 42%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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