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스템 개구수로 시야 확대…기존 홀로그램 장치 개선 가능

홀로그램 영상 시야각 확대 연구 수행 모습 [사진=ETRI]
홀로그램 영상 시야각 확대 연구 수행 모습 [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최대 걸림돌로 알려진 기존 3.8도 내외의 협소한 시야각 문제를 해결할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완벽한 입체영상의 결정이라고 평가되지만, 협소한 시야각 문제가 기술 상용화의 걸림돌로 자리한다.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현재 박물관 등에 전시된 아날로그 필름 홀로그램과는 달리 홀로그램 표시소자로 알려진 디지털 홀로그램 기록장치를 통해 3차원 홀로그램 영상을 공중에 띄우는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시야각이 좁아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아날로그 필름 홀로그램처럼 넓은 시청영역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소 30도 이상의 시야각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재 수 마이크로미터(㎛)의 화소 크기를 지닌 상용소자 환경에서는 시야각이 4도 이내에 그치는 한계를 지니는 것이다.

시야각 확대를 위한 첫 번째 방안은 나노미터(㎚)급으로의 표시소자 미세화다. 하지만 빛의 파장 정도인 수백 나노미터(㎚)의 해상도를 지닌 표시소자 개발은 현존 기술로는 구현이 쉽지 않다.

홀로그램 표시소자들을 공간적·시간적으로 다중화하는 방식도 시야각 확장을 위한 방안이지민, 현존 컴퓨터로는 처리가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또다른 문제점이 존재한다.

ETRI가 제안하는 방안은 홀로그램 영상 분해능의 활용이다. 기존 화소 크기 기반의 접근 방법을 탈피한 발상의 전환으로 시야각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영상 분해능을 결정하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시스템 개구수를 사용함으로써 홀로그램 시야각 확대가 가능하다고 ETRI는 설명했다. 

ETRI에 따르면, 홀로그램 영상 시야각은 화소크기에 대한 회절각이 아닌 홀로그램 영상 분해능에 근원적으로 의존한다. 분해능은 홀로그램이 뜨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는 분해능이 시야각과 관련도가 높음으르 보여주는 것이다.

홀로그램 분해능은 개구수가 클수록 좋아지며, 이를 활용하면 기존 상용 홀로그램 전자기록장치 이용 시에도 충분한 시야각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예를 들어 8마이크로미터 픽셀을 갖는 홀로그램 전자기록장치에서 거리를 충분히 가까이해 영상을 띄우면, 시야각은 이에 비례해 4배, 8배 커져 30도 이상도 만들 수 있다. 

ETRI는 디지털 홀로그램 패턴을 분석해 관련 이론을 정립하고, 수치해석과 광학적 실험을 통해 시야각 확대 가능성을 증명했다.

실험에서 디지털 홀로그램은 낮은 샘플링에서도 고주파수 대역이 소실되지 않고 유지되는 특성을 나타냈으며, 홀로그램 표시소자 화소 크기에 상관없이 홀로그램 영상 분해능을 결정하는 개구수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ETRI는 이를 이용한 최적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고주파수 영역으로 확장한 디지털 홀로그램을 만들어 생성한 디지털 홀로그램을 수치 해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홀로그램 화소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영상 시야각을 기존 3.8도에서 13.1도로 4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ETRI의 연구결과는 미국광학회 웹사이트 메인화면에 주요 연구 결과 영상으로 소개됐으며, 광학회지 ‘옵틱스 익스프레스’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시야각 확대에 대한 연구’로 게재됐다. 

개구수 방식을 이용해 시야각 문제 해결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ETRI는 한계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시야각을 3.8도에서 2배 증가시킬 때 홀로그램 영상 크기도 2배 커져야 하는데, 이때 영상이 중첩되어 보이는 문제가 생겨 고차 회절항을 필터링해줘야 한다는 점이 ETRI가 지적한 단점이다.

ETRI는 향후 광학적 고차 회절항들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광학적 필터링 방법을 개발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실용화 연구에 도전할 계획이다.

ETRI 홀로그래픽콘텐츠연구실 채병규 박사는 “개발한 기술로도 증강현실에 사용하는 홀로그램 근안 디스플레이 아이박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ETRI는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360도 전 방향에서 관찰 가능한 컬러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바 있고 지난 2020년에는 30도 시야각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개발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학회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최고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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