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 보고서, 지난해 시장 규모 7천억원 집계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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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DC가 ‘국내 엔터프라이즈 인프라스트럭처 스토리지 컴핏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난해 국내 외장형 엔터프라이즈스토리지시스템(외장형 ESS) 시장이 전년비 1.4% 감소한 7,05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외장형 ESS 시장은 2년 연속 감소세다. 

외장형 ESS의 투자 감소는 인공지능(AI) 열풍의 여파로 풀이된다. 생성AI 확산에 따라 기업 IT예산이 GPU 확보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외장형 ESS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스케일아웃 NAS는 생성AI 환경 지원을 위해 수요가 증가했지만, 이 또한 제한적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외장형 ESS 시장의 위축은 하이퍼컨버지드시스템(HCI)의 투자 부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IDC는 2023년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으로 인한 시장 혼란 가중도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지적했다. 

VM웨어 인수 후 브로드컴은 영구 라이선스 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제품을 구독 라이선스 기반으로 변경하면서 라이선스 비용을 인상했다. 이는 기존 VM웨어 고객의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 투자를 정체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대기업들이 VM웨어 기반의 프라이빗클라우드·VDI환경을 구축했지만, 최근에는 라이선스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경쟁사 제품으로 전환하거나 오픈소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허나 이러한 움직임은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 VM웨어 영구 라이선스 기술지원이 종료 시점까지는 전환을 보류하고 있기 때문으로, IDC는 HCI 투자 지연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VM웨어 영구 라이선스 기술지원이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으로, HCI 전환 투자는 내년부터 발생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사진=한국I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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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분야별로 보면, 지난해 외장형 ESS 투자는 공공 시장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정부 데이터센터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NIRS)의 스토리지 투자는 유지됐지만, 다른 정부기관의 스토리지 도입은 지연되거나 혹은 예산 부족으로 투자가 감소한 것이다. 

이는 환율 증가에 따른 스토리지 구매 여력이 줄어든 데 더해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폭된 정치 불안정성이 공공기관의 IT투자를 급격히 감소시킨 원인이다.

정치 불안정성 확대는 공공 뿐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쳐  전문 서비스 산업에서도 전년비 17.8%의 역성장이 나타났다. 

제조업 분야는 2023년 지연됐던 스토리지 도입이 회복되면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제조 산업에서는 해외공장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지 투자가 확대됐으며, 이와 함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성AI 대응을 위한 스케일아웃 NAS에 대한 신규 투자도 진행되면서 국내 외장형 ESS 시장에 숨통을 틔웠다. 

김민철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생성AI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클라우드, 반도체, 네트워크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반면 스토리지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현상일 수 있고, 오히려 스토리지의 중요성은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가 생성하는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대용량 비정형 데이터와 고속 처리 요구가 기존 스토리지 아키텍처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운데 AI 최적화된 데이터 레이크, 엣지 스토리지, 고속 인터페이스 기반의 NVMe 스토리지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지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지금은 단기적인 투자 축소보다는 다음 스토리지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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