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보고서, 경쟁 격화 대비한 초격차 기술 확보해야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에 따라 전세계 전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전력 인프라 업계도 기술 성숙도와 시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전략적인 대응책 마련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순전력소비량은 2만7047TWh로 198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해 전세계 전기 수요는 4.3% 늘었고 2027년까지 연평균 약 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삼정KPMG는 보고서(전력 인프라로 완성될 전기의 시대)를 통해 전기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로 탄소감축 요구가 커지면서 산업·수송·건물 등 에너지 수요 부문에서 전기 비중이 늘고 있고 AI기술 활용이 확대되며 이에 따른 전력 소비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력 산업 밸류체인을 5단계(발전/송전/변전/배전/소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주요 이슈와 기회를 제시했다.
발전 단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른 그리드 부담 증가가 주요 이슈로 지목됐다. 특히 국내의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13.8%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 성장률이 예상돼 이에 따른 계통 신뢰성과 안전성 확보가 필수라고 봤다.
송전 및 배전 단계에서는 인프라 투자 부족과 설비 노후화, 유연성 확보 미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 송전선의 70%는 25년 이상 사용했고 유럽은 40년 이상 된 전력망이 전체의 40%를 차지해 노후화된 전력망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변전 단계에서는 AI기술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기존 설비의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대형·배전 변압기의 수급 불균형과 리드타임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 단계에서는 에너지 프로슈머 확대 등 소비자 중심의 전력 수요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이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직류 송배전(HVDC/MVDC/LVDC), 변압기 수출 확대, 그리드 현대화 및 디지털화 등이 유망한 비즈니스 기회로 떠오르고 있으며 각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장은 에너지 정책을 기반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직류 배전 시장도 2030년께 HVDC 시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중대형 변압기와 배전 변압기의 2024년 수출 실적은 전년비 각각 38.5%, 58% 증가해 유망 수출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기술 성숙도와 시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전력 인프라 사업 기회를 구분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단기적으로는 변압기·고압전선·해저케이블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을 핵심 수출 시장으로 삼되 시장 다변화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했다.
향후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에 대비해 설계 역량과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정부와의 협력 및 중국과의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지역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그리드와 전압형 HVDC 시장이 성장을 견인할 전망으로 국내 실증경험을 토대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전략적 파트너십 및 민관 협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전압직류(MVDC)와 저전압직류(LVDC) 시장은 아직 기술 성숙도가 낮은 초기 단계로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 선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삼정KPMG 인프라·에너지산업 리더 김효진 부대표는 “현재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 공급자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미래 먹거리 선점을 통해 국내 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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