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연구원 보고서, 자율주행·SDV 경쟁이 산업 전반에 영향 주목

4월23일(현지시간) 오토 상하이 현장 내 비야디(BYD) 부스에 전시돼 있는 준대형 세단 전기차(EV) ‘한(HAN) L EV’ [사진=AP통신]
4월23일(현지시간) 오토 상하이 현장 내 비야디(BYD) 부스에 전시돼 있는 준대형 세단 전기차(EV) ‘한(HAN) L EV’ [사진=AP통신]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자동차 업계 간 제품 차별화 경쟁이 전동화 성능에서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기술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상하이모터쇼로 본 중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통해 지난 4월23일부터 5월2일까지 상하이 국제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상하이 모터쇼(오토 상하이)’에 참가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전시 트렌드를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는 비야디(BYD), 지리, 둥펑을 비롯한 중국 주요 자동차 브랜드와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등 26개 국가의 약 1천개사가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으며 현장에서 신차 104종이 공개됐다. 전시회 기간 동안 누적 100만명 이상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 행사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의 경쟁이 전동화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과 SDV,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BYD는 저가 EV 모델을 포함, 전체 라인업에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인 ‘신의 눈(天神之眼)’을 탑재할 계획을 밝혔다.

지커도 PHEV와 EV의 장점을 결합한 자체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9X)을 공개하고 1,400TOPS 연산을 지원하며 듀얼 토르 칩을 사용한 지-파일럿(G-Pilot) H9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다고 전했다.

특히 BYD와 지커, 리오토, 체리차 등 주요 업체들은 늦어도 내년까지 기술 레벨3(L3)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술 레벨3는 차가 스스로 추월하거나 장애물을 회피하고 운전자는 자율주행 모드의 해제가 예상되는 경우에만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이다.

화웨이는 중국 최초의 자율주행 기술 레벨3 시스템 상용화 솔루션인 ‘첸쿤(Qiankun) ADS 4.0’을 공개하고 이달부터 럭시드(Luxeed) 모델 라인업에 탑재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내 고속도로에서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한편, 일부 자율주행 전문기업은 여기에서 한 단계 넘어서 기술 레벨4(고도화 자율주행) 수준의 기술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포니.ai는 7세대 로보택시 솔루션을 발표하고 도요타와 중국 광저우자동차의 합작사인 GAC-도요타 등과 함께 상용화 기반을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포니.ai는 로보택시, 자율주행 트럭 등 다양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도요타로부터 4억달러, 사우디 네옴 투자펀드로부터 1억달러 등 총 52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보고서는 이번 모터쇼에서 SDV의 구현 기반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 기술과 관련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고해상도 통합 디스플레이와 AI 기반 상호작용을 통해 고도화된 디지털콕핏을 제공하려는 흐름이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4월23일(현지시간) 오토 상하이 현장 내 지리 전시 부스 [사진=로이터]
4월23일(현지시간) 오토 상하이 현장 내 지리 전시 부스 [사진=로이터]

지리차 산하 링크앤코는 플래그십 모델인 ‘링크앤코 900’에 30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 등을 탑재했다. 중국에서 점유율 회복을 꾀하는 아우디·폭스바겐 등 수입 완성차OEM도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의 차량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보고서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가격대·차종 다양화 전략을 강화했다”며 “과거보다 콘셉트카 비중을 줄였고, 또 선보인 콘셉트카 중 상당수는 1년 이내 양산이 가능한 점 등을 보면 기술 실현 가능성과 사용자 관점에서의 유용성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올해 모터쇼는 중국이 첨단 기술 테스트베드로 진화 중이란 점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 방향의 가늠자로 볼 수 있다”며 “중국 내에서 격화 중인 자율주행·SDV 경쟁의 글로벌 확산 등이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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