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기업에 4천억엔 보조금 검토, 타 기업과의 형평성 의문
日 공장은 20나노(nm) 이상 생산, ‘경제안보’와 연결 추가논의 제기될 듯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의 윤곽이 나왔다. 일본정부는 전체 금액의 약 절반 가량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의 윤곽이 나왔다. 일본정부는 전체 금액의 약 절반 가량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 소니그룹과 협력,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의 윤곽이 나왔다. 총 8,000억엔 규모의 이 사업에 일본정부도 경제안보 차원에서 최대 절반 가량을 보조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나 단일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천문학적인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형평성 문제, 합작운영을 가장 싫어하는 기업 중 하나인 TSMC와의 합작운영 가능성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요리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Nikkei)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본정부가 TSMC의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 중 절반을 경제안보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공장은 소니 이미지 센서 공장 인근에 조성된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본정부가 약 4,000억엔을 지원하는 셈이다.

닛케이는 “이달 31일 중의원 선거 후 편성할 올해 추경 예산안에 TSMC의 보조금을 염두한 예산을 담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정부는 앞서 지난 5월 TSMC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R&D 거점 조성사업에 약 190억엔의 지원계획을 발표하는 등 TSMC의 신공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TSMC가 구마모토 공장을 2024년 이전에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곳에서 생산될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소니 등 자국(일본) 기업에 우선해 공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TSMC가 과반을 출자하는 신공장 운영에는 소니도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OEM 티어1인 덴소도 전장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구마모토 공장에 전용 설비를 두는 등의 형태로 신공장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본이 TSMC 신공장 유치를 계기로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물도 남아있다. 정부 차원에서 단일 기업에 대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며, 관련 업계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과의 형평성에서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TSMC가 과연 합작형태로 운영하겠냐는 것에 대한 의문도 있다. 닛케이는 “미국이 지난해 유치한 신공장도 TSMC의 단독출자”라며 “TSMC는 업계에서 합작을 가장 싫어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일본정부가 내세운 ‘경제안보 차원’이라는 이유가 실효성이 있냐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TSMC가 구마모토에 건설하는 신공장에서는 20나노(nm) 이상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가 양산될 예정이다.

TSMC는 대만에서 2·3·5나노 제품을 양산하고 있거나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에 들어설 공장도 5나노 공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남경 공장에서는 28나노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업계에서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기술격차 경쟁을 이어가는 현재, 10년 전(6세대 이전) 기술인 20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위해 정부가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과연 경제안보 차원과 연결되는 것인지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TBiz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