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내달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6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90.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부터 기준선 100을 19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으며, 19개월 연속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다.

BSI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며,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9월 BSI 실적치는 93.0을 기록해 지난해 2월(91.5)부터 20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종합경기 전망 BSI(90.6)는 전월(96.9) 대비 6.3p 하락했다. 2021년 8월(-7.1p), 코로나19 재확산기(델타변이 바이러스)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10월 업종별 BSI는 3개월 연속으로 제조업(88.1)과 비제조업(93.3)이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은 2022년 4월(94.8)부터 19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2023년 8월(95.2)부터 3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업종) 중에서는 비금속 소재 및 제품(100.0)만 기준선에 걸쳤고 나머지 9개 업종 모두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업종) 중에서는 전기·가스·수도(100.0)가 기준선에 걸쳤고, 나머지 조사 대상 6개 업종 모두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대표 내수업종인 여가·숙박 및 외식(76.9)과 도·소매(92.2)의 동반 부진은 2023년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한경협은 “최근 소비지표가 둔화되며 10월 연휴에도 불구하고 내수업종의 기업심리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10월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타났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1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수(96.5), 수출(94.1), 투자(95.4)는 2022년 7월부터 16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내수·수출·투자의 16개월 연속 동반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활력 저하, 소비심리 위축으로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는 등 하반기 경기반등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며, “경기회복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지속하는 한편, 물가 등 가격변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소비심리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