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웃고’ 구글 ‘울고’…클라우드 실적에 엇갈린 시장 반응

미국 뉴욕 소재 구글 오피스 [사진=AP통신]
미국 뉴욕 소재 구글 오피스 [사진=AP통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성패에 따라 시장 반응이 엇갈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알파벳(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사업에 따른 희비쌍곡선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알파벳의 주가는 9.5%의 하락이 나타낸 반면, MS는 3% 상승하는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에는 클라우드 사업의 결과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클라우드는 올해 최대의 핫이슈인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 더 주목받는 분야다. 클라우드의 유연성과 탄력성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혁신(DT)을 위한 차세대 컴퓨팅 방법으로 주목받았다. 

또 방대한 컴퓨팅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 생성AI(Gen AI) 등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로도 주목받으면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사업과 관련된 지표의 긍정/부정이 엇갈린 시장 반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캐시카우 광고 부문 호실적에도 웃지 못한 구글
지난달 24일(미국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구글)의 성과는 호실적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했다.

매출 766억9000만달러로 시장예상치(759억7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으며, 주당순이익(EPS)도 시장예측(1.45)보다 높은 1.55달러를 기록하는 등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특히 매출증가율은 11%로 약 1년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캐시카우라고 할 수 있는 광고 부분에서 3분기 596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를 나타냈으며, 유튜브 광고 매출도 시장예상치(78억1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79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실적발표 후 다음날 개장한 주식시장에서 알파벳의 주가는 9.5%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급락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으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600억달러가 줄어들었다.

3분기 시장예측을 넘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클라우드 부문의 부진이 꼽힌다. 클라우드 부문의 부정적 지표가 다른 긍정적 지표들을 지우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3분기 구글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동기비 22% 증가한 84억달러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전분기(2분기) 28%의 증가율보다는 증가율이 소폭 낮아졌으며, 시장예상치(86억달러)를 하회했다.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도 2억6600만달러로 시장예상치(4억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2분기 경쟁사를 상회하는 증가세로 MS에 빼앗겼던 시장 2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분기의 후퇴한 성장률이 이러한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면서 시장의 부정적 반응으로 이어졌다고 해석된다.

이에 더해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사 중 스타트업 기업 비중이 높은데, 최근의 고금리 정책으로 스타트업의 자금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구글 클라우드에 대한 평가를 낮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도 지적된다.

스마트폰 위에 마이크로소프트(MS)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스마트폰 위에 마이크로소프트(MS)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AI·클라우드 쌍끌이, MS ‘기대만발’
알파벳(구글)과 같은날 실적발표를 진행했지만 MS의 주가는 3% 상승을 기록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 대비됐다. MS는 3분기 565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예상(545억달러)를 20억달러가량 상회했다. EPS 역시 시장예측(2.65달러)를 뛰어넘는 2.99달러를 기록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클라우드 부문(인텔리전트 클라우드)은 전년동기비 19% 증가한 24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29%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또 MS 클라우드 이익률도 73% 전년동기비 소폭 상승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MS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생성AI와 클라우드의 시너지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형성된다고 평가된다. MS는 애저에서 생성AI 서비스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생성AI와 관련된 실질적인 성과 창출과 클라우드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S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수요가 애저 매출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언급했다. AI 서비스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MS는 ‘코파일럿’이란 브랜드로 오피스 등 생산성 애플리케이션 제품에 생성AI를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는데, 이 부문의 매출도 괄목 성장세를 보이면서 장밋빛 전망을 더했다.

MS의 생산성·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은 매출 186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비 13% 성장했으며, 기업용 오피스 제품을 비롯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15% 증가하는 호실적을 나타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시장예측치를 소폭 하회했다. [사진=로이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시장예측치를 소폭 하회했다. [사진=로이터]

◆부동의 1위 AWS, 추격 허용(?)
아마존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클라우드 부문은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다는 평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AWS는 231억달러의 3분기 매출을 기록해 시장예측(232억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3분기 AWS의 매출 성장률은전년동기비 12% 증가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그동안 광폭질주했던 AWS의 초고속 성장세를 떠올리면 크게 낮아진 성장률이다.

12%는 전분기(2분기)와 함께 AWS가 기록한 가장 낮은 성장률이며, 1분기 16%, 2분기와 3분기 12% 등으로 낮아진 성장률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AWS는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한 부동의 1위 기업이지만, 최근 생성AI를 결합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MS에 추격을 허용하는 여지를 주고 있다고 평가된다. 

아마존 전체로는 매출 1,431억달러로 전년동기비 13% 증가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1,431억달러의 매출은 시장예측치인 1,414억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며, EPS도 0.94달러로 시장예측(0.58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 선양시 소재 애플 스토어 [사진=AFP통신]
중국 선양시 소재 애플 스토어 [사진=AFP통신]

◆애플, 연속 역성장 기록
한편, 2일(현지시간) 3분기(애플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전년동기비 1% 감소한 89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4개 분기 역성장으로, 이는 애플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는 부진이다. 단 매출은 시장예측(893억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3분기 순이익은 11% 증가한 229억6000만달러로, EPS는 1.46달러를 기록했다. EPS도 시장예측(1.39달러)을 상회하는 결과다. 

주력인 아이폰을 제외한 거의 전 부문에서 매출 부진이 나타났다. 아이폰 매출은 시장예측치에 부합하는 성과인 438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비 2% 이상 증가했지만, 아이패드(-10%), 맥(-34%) 등의 매출이 두 자릿수의 감소를 나타냈다. 

하드웨어 부문과 달리 앱스토어·애플 뮤직·애플TV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부문 매출은 16% 증가한 223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예측치인 213억달러를 10억달러 가량 상회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총 이익률 역시 45.2%로 시장예측(44.5%)를 뛰어넘는 성과를 나타냈다. 

애플은 다음분기에 대해 낙관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가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전한 것이다. 이는 약 5%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 시장예측과 차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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