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팬데믹 이후 첫 감소, CEO 리스크 논란도 ‘재점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테슬라 쇼룸 [사진=AFP통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테슬라 쇼룸 [사진=AFP통신]

역성장한 테슬라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측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부진으로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키운 것이다.

4일 테슬라의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생산량은 43만3371대로 전년동기비 1.7% 감소했으며, 고객에게 인도된 차량대수도 38만6810대로 전년동기비 8.5% 감소했다.

고객 인도 차량 대수는 판매량으로 볼 수 있으며, 즉 생산과 판매 모두 역성장하는 부진을 기록한 것으로,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하락 이후 첫 발생한 역성장이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측을 크게 하회한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이 발표한 1분기 판매량 예측의 중간값은 45만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발표된 예측치 중 가장 낮은 예상 판매량이었던 41만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진한 실적 발표에 테슬라 주가는 최근 5일 간 주식시장에서 7.27%가 빠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판매 48만4507대, 생산 49만4989대를 생산했으며, 1년 전인 2023년 1분기에는 42만2875대의 판매량과 44만808대의 생산량을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부진은 예기치 못한 악재가 겹쳐지면서 발생했다고 풀이된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선박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발생한 화물대란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은 환경운동가들의 시위와 방화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역량을 축적한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EV) 제조사들이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테슬라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소재 샤오미 쇼룸에 전시된 전기차 SU7 [사진=AFP통신]
중국 베이징 소재 샤오미 쇼룸에 전시된 전기차 SU7 [사진=AFP통신]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중국에서 최근 몇 년간 모델3 세단과 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의존해온 사이 BYD와 리샹(리오토), 샤오펑과 최근에 뛰어든 샤오미까지 여러 경쟁업체가 첨단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EV 라인업을 발표해 왔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판매 부진의 타개책으로 전격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테슬라의 부진은 일론 머스크 CEO와 관련된 CEO 리스크 논란을 다시 재점화시킨다. 실리콘밸리의 이슈메이커로 이름 높은 머스크 CEO는 트위터(현재 X) 인수 후 논란의 빈도와 범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의 잡음은 물론 인수 이후 반노동, 비민주적인 경영관과 사상이 여과없이 노출되면서 머스크 CEO에 대한 비판의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종차별, 임금착취, 노조방해, 직장 내 성희롱 등 머스크 CEO를 둘러싼 구설수와 소송들이 테슬라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EV 시장 경쟁이 한층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논란과 구설수로 인해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경영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머스크 CEO는 각종 논란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법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기관과 대립하면서 사건을 더 확대시키면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대응 과정에서 또다른 논란을 점화시키는 동시에 CEO로서의 역할에 집중하지 못하 환경을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1년 전에도 테슬라 주요 투자자들은 머스크 CEO에게 테슬라 경영에 집중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공개서한 이후 테슬라 주가가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의 공개서한은 잊혀졌지만, 최근의 부진으로 당시 요구가 다시 상기되고 있으며, CEO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례로 머스크 CEO는 최근 소셜플랫폼 X의 증오심 표현 증가 현상에 대해 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시민단체를 고발하면서 또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사업 방해, 약관 위반,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주장하면서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디지털증오대응센터(CCDH)에 수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X의 소송은 최근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X의 소송은 최초 문제지기 당시부터 공공 안전을 위한 비영리 시민단체에 대한 부당한 문제제기이며, 단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금전적 위협을 통해 시민 참여를 저해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X는 법원의 기각 결정에 반발하면서 즉각적으로 항소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따라 거대기업의 비영리 시민단체 압박 논란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년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경영 집중을 요구한 투자자들의 공개서한이 발표됐던 시점인 지난해 4월에 인접한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테슬라의 주가 하락률은 29%로, 이는 2010년 기업공개(IPO) 이후 세 번째로 큰 분기 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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