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이상 복구” 발표에도 생산 라인 가동 늦춰질 듯

3일(현지시간) 대만 화롄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TSMC의 생산 라인이 멈춘 가운데 복구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대만 화롄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TSMC의 생산 라인이 멈춘 가운데 복구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이달 3일(현지시간) 오전 25년 만의 최대 강진이 대만 화롄 지역을 강타하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전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의 반도체 생산 차질이 예상과 달리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TSMC 일부 라인의 자동화 생산 재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전날 오후 “지진에 따른 영향 평가에서 일부 장비가 파손돼 생산 라인에 영향을 줬지만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나, 라인 재개에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지진으로 3나노(nm) 등 첨단 공정 노드를 위한 TSMC 타이난 공장은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TSMC는 3일 오전 일부 공장의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가 곧바로 복귀시켰다. 신축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에 따르면, 4일 오후 기준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 10명, 부상자 1,067명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후 TSMC뿐 아니라 대만 2위 파운드리 업체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일부 반도체 생산장비 가동을 중단했고 직원들도 대피시켰다. 

신주과학단지 관리국도 “TSMC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예방 차원에서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주과학단지와 그 주변 지역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모여있는 대만 제조산업의 중심지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MC가 라인 가동을 재개해도 시간을 들여 작업해야 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더 큰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WSJ에 따르면, 투자은행 바클레이 애널리스트들은 잠깐의 조업 중단이라도 수주일간 진공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첨단 반도체 생산 공정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 대만·한국 내 칩 제조사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화롄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외관을 조사하며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진=EPA]
대만 화롄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외관을 조사하며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진=EPA]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실리콘웨이퍼는 정밀한 취급과 통제된 환경에서 활용된다. 작은 결함만 발생해도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 단시간 라인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고, 이는 수천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TSMC는 “그간 건물에 지진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내진 장치를 보강했고, 손실을 줄이고 조업을 신속히 재개하기 위한 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며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또 “전체 공장 설비의 80% 이상이 복구됐으며, 타이난 팹(fab) 18 같은 신설 공장은 곧 완전 가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엔비디아는 “제조 파트너와 협의한 결과 이번 지진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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