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복귀로 소비자 사업부문 매출 40% 급증
미국의 제재를 뚫고 스마트폰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한 화웨이가 실적으로 부활을 입증했다. 화웨이는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전년비 22.4% 증가한 8,621억위안(약 175조4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지난해 달성한 매출 8,621억위안은 화웨이 역사상 최고 매출 기록이었던 2020년 8,914억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간 매출 기록이다.
수치적으로 보면 99% 이상 매출을 회복해 화웨이의 부활이 단지 선언이 아닌 실체적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다.
화웨이의 성장은 핵심 사업부문인 ICT인프라와 스마트폰 부문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특히 스마트폰 부문은 중국 현지의 '애국소비' 열풍을 일으키며 화웨이 부활을 알린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화웨이는 한때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브랜드로 자리하기도 했지만 국가안보를 이유로 주요 칩과 구글 안드로이드OS를 접근을 제한하는 미국발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안드로이드OS 생태계에서 배제됐을 뿐 아니라 최신 칩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성능 경쟁에서도 뒤쳐지게 돼 자연스럽게 시장 퇴장하는 듯 보여졌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 ‘하모니OS’라는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와 7나노(nm) 프로세서 ‘기린9000S’를 탑재한 5G 프리미엄폰인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깜짝 복귀했다.
미국발 규제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평가됐지만, 독자적 기술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폰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화웨이는 지난해 화면을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리플폴드 스마트폰인 ‘메이트XT’를 내놓으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상용 트리플폴드 스마트폰은 메이트XT가 최초의 사례로, 화면을 모두 펼쳤을 때 태블릿과 유사한 10.2인치의 대화면을 제공한다.
화웨이의 성과는 미국발 기술 제재 압박 속에서 이뤄낸 것으로 중국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첨예화되는 미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중국 기술력의 상장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애국소비 열풍의 수혜를 받게 된 것이다.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선두를 다툴 정도로 빠르게 점유율을 회복했으며, 탄탄한 내수 수요에 힘입어 전세계 시장에서도 상위 5대 브랜드를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반면 화웨이의 몰락 기간 중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애플은 화웨이를 필두로 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반격에 시장점유율을 크게 빼앗기는 등 고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애국소비 열풍을 등에 업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성과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화웨이의 연간 실적발표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소비자 부문에서 지난해 3,390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비 38.3% 증가한 것으로 화웨이 스마트폰이 가파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음을 입증한다.
실제로 카날리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출하량은 전년비 37%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12%에서 16%로 4%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
통신장비를 포함한 ICT 인프라 부문도 견고한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 화웨이의 ICT 인프라 부문은 전년비 4.9% 증가한 3,699억위안의 연간 매출을 달성하면서 부활을 뒷받침했다.
ICT인프라 부문 역시 미국발 제재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사업부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제재보다 먼저 진행한 것이 민감정보 유출을 이유로 한 통신장비 재제였는데,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화웨이는 올해 5G 어드밴스드의 구축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을 기대했다. 차세대 네트워크로 5G 어드밴스드 구축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화웨이 통신장비의 수요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ICT인프라와 스마트폰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분야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은 전년비 8.5% 증가한 385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향후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화웨이 내에서 증가한 자체 클라우드 활용까지 포함하면, 클라우드 사업부의 실제 매출 수준은 688억위안 규모라고 화웨이는 설명했다.
디지털전력 사업부의 매출도 24.4% 증가해 687억위안을 달성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SW)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개발하는 인텔리전스 오토모티브 솔루션 사업부문의 경우에는 474.4% 증가한 264억위안의 매출을 보고했다.
이들 사업은 미국발 제재의 영향력을 완화하기 위해 새롭게 추진한 사업인데, 이들 부문에서 괄목 성장세를 보이면서 사업 다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한편, 화웨이는 전년비 28% 감소한 626억의 순이익을 보고했다. 이익 측면에서는 매출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낸 것인데, 화웨이는 투자 증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에 따른 투자와 더불어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구개발에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서는 1,797억위안을 집행하는 등 적극적인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화웨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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